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 3사가 고착화된 유무선 시장 대신 인터넷(IP)TV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의 활용 방안이 많아지고 IPTV와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접목된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IPTV가 그 중심축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게 통신업계 전망이다. IPTV 수익을 모아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은 AI 미디어 추천 기술을 올해 안에 IPTV나 옥수수에 접목할 예정이다.

SK텔레콤 9월 27일 AI 미디어 추천 기술 ‘씬 디스커버리’를 올해 안에 IPTV에 접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고객이 원하는 장면 만을 골라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키스신이나 댄스신 같은 장면만 모아서 골라주는 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IPTV에 콘텐츠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했다. 개인 시청 이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홈 화면에 개인별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 덕분에 SK브로드밴드는 8월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KT는 9월 27일 IPTV 연계 서비스로 ‘기가지니 세이펜’을 출시했다. 디지털용 학습 교구 ‘세이펜’은 전용 도서 위에 세이펜을 올려놓으면 TV에서 관련 영상과 음성 학습 콘텐츠가 진행된다. KT는 외국어 학습 효과도 있어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날 IPTV에서 구글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음성으로 TV에서 유튜브·구글 포토·구글 검색이 가능하다. 또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제휴도 진행 중에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 ‘U+tv’에 AI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유선 시장 고착화·선택약정할인율 증가 같은 이유로 통신 3사의 유무선 매출이 2017년 4분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계속 감소됐지만, IPTV 매출이 이를 상쇄하면서 주요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통신 3사가 IPTV 강화에 나선 이유다.

SK텔레콤 2018년 2분기 IPTV 매출은 2017년 2분기보다 25.1%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17.2% 증가한 3619억원, LG유플러스는 21.5% 증가한 36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IPTV 키즈 콘텐츠를 먼저 선보이면서 2018년 상반기 IPTV 순증 가입자 점유율 1위(36.4%)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선 방송이나 위성방송 같은 라이벌에 비해 상황도 좋다. 방송통신위원회가 6월 공개한 ‘2017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를 보면 종합 유선 방송 사업자와 위성방송 수신료 매출은 2016년보다 각각 304억원·103억원 감소한 8120억원·323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IPTV는 가입자가 늘면서 2707억원 증가한 1조9916억원을 기록했다.

IPTV 강화를 통한 수익 창출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게 통신 3사의 전략이다. 통신국 설치나 통신 장비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저렴하면서 성과는 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통신 3사는 5세대(G) 통신 구축처럼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지고 유무선 시장 매출 하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와중에 키즈 콘텐츠나 IPTV의 상승세가 눈에 띄면서 해당 부분 강화에 나선 셈이다. 이곳에서 수익을 창출해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기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