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2.8%로 낮춰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는 글로벌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한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3% 성장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연초 내세웠던 3% 성장 목표를 포기한 가운데, 국제기구 또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하반기 이후 경제가 예상보다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OECD는 20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연 3.0%로 제시했던 한국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8%로 비교적 크게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까지는 ‘한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3.0%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유지했지만, 넉달만에 전망치를 낮췄다.

OECD 중간 경제전망.

OECD는 이번 전망 수정에서 세계 경제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7%로 0.1%p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9%에서 3.7%로 0.2%p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근거로 △글로벌 통상갈등, 신흥국 금융불안 등 하방 리스크 확대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 및 구조개혁 지연으로 인한 성장세 약화 등을 제시했다.

OECD는 "한국은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재정 확대로 가계 소득 및 지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견고한 국내 수요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2.8%, 2.7%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치 수정 이유를 밝혔다.

OECD가 한국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낮춘 것도 미·중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위기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에 한국 경제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전망치 하향 조정폭인 0.3%포인트는 미국의 금리인상발 금융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3.9%포인트)와 터키(-1.9%포인트), 브라질(-0.8%)을 제외하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OECD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까지 낮춘 것은 하반기 이후 경기 하강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취업자수 급감으로 나타난 고용부진과 투자감소 등의 추세가 경기둔화 흐름을 더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지출 확대와 양호한 고용 상황 등으로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은 올해 2.9%의 전망치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내년 전망치는 2.7%로 지난 5월 전망치(2.8%)에 비해 0.1%p 낮췄다.

일본도 기업투자의 확대 등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 1.2%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지난 5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무역 보복을 받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6.7%, 내년 6.4% 전망치를 고수했다.

반면 유로존의 경우 산업부진 여파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0.2%p 낮췄고, 내년도 2.1%에서 1.9%로 0.2%p 하향 조정했다. 특히 독일은 2.1%로 제시했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p와 0.3%p씩 낮춘 1.9%와 1.8%로 수정했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소비호조에도 불구하고 통상 분쟁 등으로 대외 수요 부진이 하방 리스크를 확대했다는 게 OECD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