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올해 4분기 서울에 2만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풀린다. 지난해보다 4000가구 넘게 물량이 늘어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저렴한 단지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 서울 내 집마련이 목표인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서울 지역에는 2만2680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1만6143가구보다 더 늘었다.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이다.

강남구(4206가구)와 서초구(4484가구), 송파구(1945가구) 등 강남 3구가 총 1만635가구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밖에 은평구(3018가구)와 동대문구(2248가구), 성북구(2029가구) 등이 많은 편이다.

지난달 평균 98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8단지 재건축 ‘노원 꿈에그린’ 견본주택 앞에서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서초구의 경우 서초동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리더스원’이 이르면 10월 분양에 들어간다. 총 1317가구로 지어지며 이 중 232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이다. 반포동 삼호가든3차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반포(848가구)는 11월 분양 예정이다. 서초동에 공급되는 서초무지개 재건축(1446가구)은 12월 중 청약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같은 달 방배동에선 방배경남 재건축(761가구)이 청약을 진행한다.

강남구에선 삼성물산이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753가구)가 11월 중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184가구), 개포동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3343가구)도 각각 11월과 12월에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파구에선 거여동 거여2-1구역을 재개발한 거여2-1롯데캐슬 1945가구가 12월 중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비강남권에선 다음달 분양 예정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청량리4구역 재개발)가 눈에 띈다. 지상 65층 4개 동, 1425가구의 주상복합으로 지어지며 일반분양으로 1253가구가 예정돼 있다. 같은 달 인근 용두동에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823가구, 성북구 길음동 길음1구역을 재개발하는 길음1롯데캐슬 2029가구도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의 경우 투기과열지구라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해야 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HUG는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나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이 또 한번 급등한 만큼 HUG의 문턱을 통과한 단지들은 ‘로또 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달 20일 기준 서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7.25대1로 전국 평균(15.35대1)을 크게 웃돈다.

HUG 심사가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분양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만 해도 원래 올해 상반기 중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다음달로 밀렸고, 아직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리더스원도 마찬가지 이유로 세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9·13 대책으로 무주택자에게 기회가 더 늘어난 만큼 청약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책에 따르면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해 무주택 기간 요건이 강화됐다. 또 추첨제라도 당첨자를 선정할 때 무주택 신청자를 우선 선정한 후 유주택 신청자가 선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