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61) 키움증권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키움증권이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기반으로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자회사인 2개의 저축은행 소매금융서비스를 결합하면 차별화된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부동산 신탁업 진출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부동산 신탁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 증권사라고 본다"며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빌려준 돈에 대해 약정된 이자만 받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와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키움증권의 추진 과제로 '온라인 플랫폼 강화'와 'IB(투자은행) 사업 확대'를 꼽았다. 이 대표는 "주식 거래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펀드, 국내외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랩, 신탁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 IB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사들 틈바구니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수익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고 수익의 변동성을 줄여 어떤 환경에서도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IB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부터 키움증권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키움증권 창립 멤버다. 1983년 조흥은행에 입사한 후 1987년 동원증권 내 동원경제연구소를 거쳐 2000년 온라인 중심 증권사인 키움증권 설립 때 합류했다. 당시 그는 리테일 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하며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키움저축은행 대표, 2015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

-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선정때부터 진출을 검토해 왔는데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것이다. 키움증권 최대주주가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인 다우기술이고 키움증권이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기반으로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자회사인 2개의 저축은행의 소매금융서비스를 결합하면 차별화된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은산분리 완화 법안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34%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최대주주는 ICT 기업이 되는 구조인데.

"은행은 굳이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은행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고 4대 금융지주들만 봐도 대주주 보유 지분율은 10% 미만이지만 전문 경영인들이 잘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력 확충 여력이다. 은행은 자본 확대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존 대형은행과 경쟁하려면 자기자본을 조달하는 능력과 여신심사에 대한 전문성이다."

- 주주 구성이 최대 과제다. 기존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추진했던 곳들과 손잡는 방안도 있는데.

"선두 사업자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주주가 지나치게 다양하게 구성되면 장점도 있지만 목소리가 제각각이어서 의사 결정이 힘들다. 인터넷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능력과 재무구조가 튼튼한 주주로 구성해야 한다. 주주 구성을 하게 되면 이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다."

- 인터넷전문은행 자체가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키움이 하면 뭐가 다를까.

"키움은 증권사를 시작하던 당시 수수료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를 뒀다. 오프라인 대비 거래수수료가 지금도 30분의 1 수준이다. 은행에서 느낄 수 없는 요소와 매력으로 은행 거래 고객들을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유인해야 한다.

기존 은행들의 판매관리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키움은 이 비율을 줄여 고객에게 저렴한 거래비용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고객에 집중해 오프라인에서 제공받지 못하는 색다른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 키움증권의 '수익 구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브로커리지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숙원 과제였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추구하는 방향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주식매매에 특화된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강화해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펀드, 국내외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랩, 신탁 등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거래하는 모든 금융상품을 우리 플랫폼에서 저렴하고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추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IB(투자은행)다. 지금은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증권사가 초기에는 리스크를 떠안고 고객에게 안정적 수익률을 제공한 다음 추후 증권사가 그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가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부가가치가 높다.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단순 중개수수료 수익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로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다. 경기 호황 때는 많은 수익을 냈다가 침체되면 수익이 감소하는 것이 증권사의 현실이다. 키움증권은 수익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고 수익의 변동성을 줄이고 어떤 환경에서도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IB관련 조직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DCM(채권발행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 주목을 받았다.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 (키움증권은 2분기에만 KB증권, 두산인프라코어, KB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SK건설 등 총 14건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상반기 DCM 부문 영업수익이 반기 기준 최초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DCM은 금융지주나 대기업 계열사 증권사에 유리한 구조다. 같은 계열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계열 증권사에 주관사를 맡기기 때문이다. 환경은 키움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선전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대기업이 주요 거래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그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계획하고 있는 딜이 있고, 이를 위해 하반기 추가적인 팀을 확정했다."

-ECM(주식자본시장) 시장에서도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이 늘고 있다.

"키움 같은 증권사가 IPO 시장에서 일정한 수준의 성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IPO 주관도 초대형 증권사가 해야 기업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은 깨기가 상당히 힘들다. 그럼에도 키움의 IPO 주관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까지 4건이 성공했고, 최근에도 한 건의 심사가 통과했다. 올해 총 8건 정도 예상한다.

상반기에는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논란으로 제약 바이오 중견기업 상당수의 상장 계획이 보류됐었는데 최근 이런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 시장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예측 가능해지면서 IPO 시장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 반면 2분기 들어 PI(자기매매) 수익이 크게 줄었다. PI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PI 운용 현황과 방향에 대한 투자자와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 같다.

"올해 초 코스닥 벤처 펀드 활성화 정책 등의 수혜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예상보다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것이 PI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만약 예상대로 시장이 양호했다면 아마 실적이 상당히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키움의 PI는 타사 대비 굉장히 독특한 구조로 운용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PI의 상당부분 투자는 메자닌으로 구성돼 있다. 주식보다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가 주를 이루고 있고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다. 남들이 보기엔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안정적이다.

현재 키움의 수익 구조는 리테일이 50% 내외이고 나머지는 홀세일과 IB, PI다. 균형적으로 구성돼 있다. PI는 10%로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 신규 사업으로 부동산 신탁사 진출도 검토하고 있나.

"올해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는데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신탁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증권사라고 본다. 매우 관심있게 보고 있다.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빌려준 돈에 대한 약정된 이자만 받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와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는 PF대출을 하는 대주로서 토지비대출부터 분양사업에 필요한 모든 금융을 주선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보다 증권이 부동산 신탁업에 더 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

- 하반기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빅데이터 서비스가 있다면.

"9월부터 알고리즘 트레이딩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자가 본인의 생각과 판단 결과를 입력하면 그 조건에 적합한 종목을 분석해 제공하는 기술이다. 일률적으로 단순히 종목이나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투자자가 나름대로 경제와 시장 상황을 예상하고 분석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 종목 추천과 같이 분석의 결과물만 제공했던 기존의 트렌드와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

"피터 린치는 펀드매니저가 그렇게 영리하지 않다고 했다. 영리하다면 그 영리한 머리를 남을 위해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전문성이 없는 금융직원들이 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금융권의 신뢰 전체를 무너뜨린다. 금융회사에 의지하는 것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투자자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