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카퍼레이드에 활용한 차량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탄 차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롱바디 리무진으로 특수 제작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풀만가드다.

이 차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뒷좌석 지붕이 없는 무개차이기 때문이다. 이 차는 북한이 카퍼레이드 전용으로 개조한 차량으로 보인다. 현재 벤츠에서 판매하고 있는 S클래스 모델중 뒷좌석 지붕이 없는 모델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모델 중에서 뒷좌석 지붕 부분만 오픈돼 있는 차량은 없다"며 "다만 고가의 차량이다보니 주문자의 요구에 맞춰서 특수 제작할 수도 있지만, 저차는 북한 내에서 따로 개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혈맹이나 특수관계의 국가수반이 방문할 때마다 평양시내 주요 도로에서 주민들이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 외빈들을 극진히 환대해왔다.

TV조선 뉴스 화면

이날 문 대통령도 공항에서 출발할 때는 국내에서 공수한 벤츠 차량을 이용하다가,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를 위해 이 무개차로 옮겨 탔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이용할 방탄 경호차량 2대는 지난 16일 선발대와 함께 공수됐다. 2대는 모두 앞뒤 번호판을 흰색 가림막으로 가려 번호를 노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전차로 애용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풀만가드는 대당 가격이 10억원대로 추정된다. 자동 소총과 수류탄으로도 뚫을 수 없다.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타지 않도록 외관 전 부분이 특수 방화 처리됐다.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 공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 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제공

특수 제작된 문은 항공기와 맞먹는 두께로 제작됐으며, 사고로 타이어가 터지더라도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제작 방식은 주문 제작으로 이뤄지며, 무게는 5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벤츠 이외에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을 함께 탄다. EQ900 대통령 의전 차량은 EQ900L(리무진) 프레스티지에 방탄기능과 첨단 경호장비가 추가됐으며 가격은 6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벤츠 차량은 고위직들에게 주는 특별한 하사품으로도 인식된다. 지난해 12월 노동당 세포대회장에서 김 위원장이 신형 벤츠 리무진 풀만가드를 이용하는 영상에는 권력 서열 2위인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6세대 S클래스 리무진에서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이동수단을 새 차로 교체하면서 타던 차량을 최 부위원장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