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참여한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사업 수주 입찰 결과가 이달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외신은 APT 입찰 결과가 미국 공군협회의 연례행사가 끝난 뒤인 9월 24일 주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도 추석 전후로 APT 사업의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미국의 2019년도 회계 연도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APT 사업의 정식 계약이 늦어도 9월말까지 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KAI 본사 항공기동에서 작업자들이 T-50을 점검하는 모습

APT 사업은 미 공군의 노후화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사업 규모만 163억달러(약 18조2462억원)다. 각 컨소시엄은 지난 8월16일 최종 제안서(BAFO)를 제출했다.

KAI는 T-50A를 내세워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주계약자는 록히드마틴이다. 이들 외 보잉·스웨덴 사브가 만드는 BTX-1,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미 레오나르도의 T-100이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KAI·록히드마틴, 보잉·스웨덴 사브의 양강 구도로 보고 있다. KAI는 이미 100여 대 이상의 T-50 제작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보잉·사브는 BTX-1 모델을 공동 개발해 2016년 12월 초도 시험비행을 마쳤다. 레오나르도는 M-346 모델을 개량한 T-100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KAI는 APT사업 입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가 회계표준에 관련한 법률자문 명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만든 회사와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KAI와 코언이 만든 회사의 계약을 놓고 APT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지만, KAI 측은 회계자문을 맡기는게 적합하다고 판단해 합법적인 계약에 따라 지불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KAI는 지난해 3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를 받으며 홍역을 앓기도 했다. 마이클 그리즈월드 록히드마틴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APT 사업 입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입찰 수주를 100% 자신한다"고 말했다.

APT 사업자 선정의 핵심 결정 요소는 미국 공군 요구도(ROC) 충족 여부, 높은 비행안정성과 운영효율성, 합리적인 단가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록히드마틴과 KAI가 내세운 T-50A이 공군의 요구조건 충족하고 앞서 5개국에서 160기 이상 운영된 경험을 통한 안정성 확보한 점은 유리하다"며 "이미 개발비 상각을 완료하고 즉시 양산화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보다 조금 앞선다는 것이 현지 중론"이라고 말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잉 컨소시엄이 내세운 BTX-1은 이번 APT사업을 위해 최적화 된 신규 개발 모델이고 록히드마틴의 미군 전술기 시장 내 독점을 막겠다는 유리한 명분이 있다"며 "매력적인 가격 제시와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까지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는 어느 한쪽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산업계는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이 APT 사업 입찰을 따내면 파생 효과는 훈련기 350대 교체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훈련기 수출은 관련 훈련시스템과 정비사업 수출로 이어지고 미국의 무기 구매를 따라 주문을 넣는 타국 수요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