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올 3월 "쉐보레 볼트 EV의 글로벌 수요 증가로 올 연말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쉐보레 볼트 EV 전기차의 생산량을 20%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볼트 EV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051910)역시 배터리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가 수주 증가로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회사들은 실적 부진, 공장 가동 중단 등 악재가 터지며 고전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김병주 상무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난립한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기술력이 높은 기업의 집중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 삼성SDI, 재규어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

LG화학은 이번달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회사인 빈패스트와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빈패스트는 지난해 9월 설립됐으며,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전기 스쿠터와 자동차 제조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LG화학은 빈패스트에 배터리와 기술, 인력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향후 전기 스쿠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LG화학의 베트남 진출은 의미가 있다. LG화학은 다음달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착공하는데, 이 역시 동남아 수출을 겨냥한 포석이다.

삼성SDI는 재규어가 2020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중인 전기차 프로젝트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공급 물량은 연간 5GWh 규모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그동안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제조사들은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했다. 삼성SDI의 재규어 공급건은 원통형 배터리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고객사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번달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번째 모델 ‘EQC’를 공개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7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315.4MWh로 지난해 1~7월 대비 136.4% 증가했다.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의 판매 증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중국 정부 전기차 보조금 축소 ‘직격탄’

중국 전기차 배터리 회사들은 올 들어 고전하고 있다. 중국 3위 회사인 옵티멈나노는 올 6월 말 주문 감소로 6개월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옵티멈나노는 지난해 5.5GWh의 배터리를 공급, CATL, BYD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모를 축소하면서 보조금에 의존했던 배터리 회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2위 회사인 BYD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4억7900만위안)이 지난해 상반기(17억2000만위안) 대비 72.2%나 줄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진행되고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화된 보조금 제도가 시행된다면 자금력과 기술력을 확보한 상위 몇개 업체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양산 경험과 기술력 측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보조금 폐지 이후 시장 진입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