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이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참여 금지) 완화가 미뤄지면서, 한국의 첫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가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대출 연체 비율은 2분기 말 기준 0.44%로 전 분기의 0.17%보다 높아졌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대출 연체율은 0.2~0.3%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출범하고 나서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을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을 많이 해줬는데, 통상 1년인 신용대출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면서 연체율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손상각비(대출금을 못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비용으로 처리한 돈) 비율(총자산 대비)도 1분기 0.17%에서 2분기 0.44%로 상승했다. 케이뱅크보다 3개월 늦게 출범한 인터넷 은행 '2호' 카카오뱅크는 아직 대출 만기가 많이 돌아오지 않아 연체율이 0.06%로 케이뱅크보다 낮다.

케이뱅크의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188억원이었던 케이뱅크 순이익은 2분기에 마이너스 20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자동화 기기·이체 수수료 면제 등에 많은 돈을 쓰는 데 비해 대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순이자마진(자산 대비 이자이익 비율)까지 1분기 2.11%에서 2분기 2.00%로 낮아진 탓이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를 벌어들이기 위해 영업력을 높이고 대출을 더 해주려면 자본금을 늘려야 하는데 케이뱅크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1500억원을 목표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30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은산분리 완화가 계속 미뤄지면서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정보기술 대기업 KT가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길은 막혀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대출 증가 부진과 순이자마진 하락, 신용대출 만기 도래로 인한 연체율 상승이 케이뱅크 실적 악화를 불러왔다"며 "증자를 통한 정상적인 대출 증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케이뱅크의 하반기 연체율은 가파르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