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과 경제주체간)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 상당히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 중 이렇게 토로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하는 '행동(통화정책)'뿐 아니라 경제를 진단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알리는 '말'로도 경제 주체의 활동을 늘리거나 위축시킬 수 있는데 '말'을 정확하게 전달해 의도대로 경제 주체들을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통화정책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이 가계와 기업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에도 변화를 주지 못하는 '무관심의 장막'이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경제 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직접 자극해 소비와 투자 등 수요를 조절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꾀한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정책결정문과 기자회견이 전문가나 분석가 등 시장 참여자에게는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들로부터는 주목받지 못해 통화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은은 7일 열린 '통화정책 워크숍'에서 '최근의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중앙은행이 가계와 기업의 기대 관리를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관심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관심의 장막을 걷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복잡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중앙은행 정책 내용을 가계와 기업이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단순화하되 수준에 따라 다층적으로 표현하고, 가계와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해 정책 결정자의 의도에 맞게 전달할 메시지를 선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가계와 기업이 받는 정보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특성을 고려해 메시지를 반복 전달하고 기업의 마케팅 기법과 마찬가지로 중앙은행도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춘 광고 기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은 중앙은행 신뢰와 평판 개선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경제 주체별로 차별화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깊이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