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오르고 일부 자원 가격은 내리면서, 정유·석유화학업 종목과 이차전지(배터리) 관련 종목의 주가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Oil(010950)은 5일 전날보다 1.24%(1500원) 하락한 1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12만5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들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GS(078930)와 롯데케미칼(011170)역시 이날까지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정유·석유화학업종 약세는 최근 유가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추정가격은 전일 대비 0.9%(0.7달러) 상승한 배럴당 76.88달러였다. 지난달 16일 69.6달러까지 후퇴했던 두바이유가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77.28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같은날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지난달 15일 70.76달러에서 78.17달러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지난달 말일 70달러를 넘어선 뒤 69.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7달러를 맴돌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정유제품들의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유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 정제 마진이 악화됐다"며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쳐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들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 리튬·코발트 가격 하락에 양극재 업체 강세
반대로 이차전지 업종은 최근 상승추세가 뚜렷하다. 고유가 속에서 전기차가 재차 부각되고 있는 데다 리튬, 코발트 가격 하락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5일을 기준으로 한 달 사이 26.0%(1만2900원) 올랐고,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신흥에스이씨도 24.4%(1만50원) 상승했다.
특히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제조하는 종목들도 하락흐름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14일 4만8700원까지 내렸던 일진머티리얼즈의 주가는 5일 5만8000원으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모신소재(005070)(24.1%)나 엘앤에프(066970)(14.6%) 등도 강세장이었다.
5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킬로그램당 91.5달러였던 리튬 가격은 지난달 74.9달러까지 내려앉았다.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같은 기간 코발트 가격 역시 톤당 7만달러에서 6만4500달러로 하락한 상태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 발표와 원료 중 하나인 니켈·구리 가격 약세가 맞물린 결과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튬과 코발트 등 원가는 떨어지고 배터리 판매가는 오르고 있다"며 "하반기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설비 투자 소식에도 우려와 긍정 전망 교차
두 업종간의 현재 상황에 차이가 있는 만큼 설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사뭇 달랐다. 최근 S-Oil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GS 등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은 생산 설비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밝혔다. 그러자 주식시장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면서 이들 업체의 주가에 또다른 악재가 됐다.
전문가들은 우려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증설 계획으로는 향후 수요 증가 규모에 미치지 못해 공급과잉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아시아의 다른 경쟁 기업들의 주가는 매우 견조하고 과잉 우려는 국내에서만 한정된 시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S-Oil의 증설 발표 이후 5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이들 업종에서 5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109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포스코가 지난 3일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에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은 다음날 이차전지 관련 종목 매수로 답했다. 오는 13일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인 이차전지 분리막 생산업체 명성티엔에스에 대한 반응도 우호적이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공모 희망가 범위(1만6100원~1만8700원)을 넘어선 2만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기관투자자의 공모 경쟁률도 745.56대 1을 기록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사업도 5년에서 10년을 준비하는 장기간 사업이고, 이차전지 업종도 중국의 친환경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기간까지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의 상승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