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를 한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 지식을 토대로 단백질을 만들어 특허를 내 약 4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미국 제약사 앨러간과 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 설립해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을 최초로 국산화, 작년 181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초연구연합회' 주최로 열린 '2018 국가 R&D 정책포럼'에서 이처럼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초연구연합회 주최로 열린 국가R&D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기초연구연합회는 25개 기초연구 관련 학회와 단체가 참여해 만들어졌다. 2016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초연구 비중을 늘려달라는 국회 청원 활동에서 출발, 2017년 조직체 필요성이 제기돼 설립됐다.

미생물독소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기존 보톡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초과학 지식을 토대로 식물 유래 액상형 보톡스를 개발했다. 개발 중인 물질을 듣게 된 미국 앨러간이 2013년 직접 '라이선스 계약(기술 수출 계약)'을 제의했고 2014년 초 계약을 마무리했다.

정 대표는 "20여년 동안 기초 연구를 통해 방대하게 축적된 지식이 메디톡스라는 바이오 벤처가 세계적인 제약사와 계약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2009년 상장, 현재 시가총액 규모는 약 4조원 이상이다.

정 대표는 또 "미국 앨러간은 총 R&D 비용 10억달러(2013년 기준) 중 13%만 기초연구에 투자하고 있었고, 대다수를 임상 2, 3상에 사용하고 있었다"며 "메디톡스의 기초연구 투자가 결국 앨러간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현재 전체 매출액 대비 평균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배정, 대다수 기초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메디톡스 광교 R&D센터에 2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송지준 KAIST 교수는 현 정부 공약대로 2022년까지 기초연구 예산을 2조5000억원까지 늘리기 위해선 좀 더 공격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기초연구는 일종의 저금으로 미래 국가 성장동력을 위한 저금이 필요하며 기초연구가 강한 국가가 기초연구 결과를 이용해 기술개발을 선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또 "미국의 경우 경쟁력 있는 기초연구가 가능한 적정 연구비가 2억~3억5000만원에 달하는데 한국은 고작 7000만원에 불과하다"며 "경쟁력 있는 적정 규모 기초연구 과제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정부와 국회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