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정도)은 8개월 만에 10%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아파트 값까지 오르면서 내년 공시가격이 대폭 인상될 확률이 커진 셈이 됐다.
공시가격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과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선정 등 20여종의 행정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발표한 서울 주요 아파트 9개 단지 공시가격과 부동산114 시세 자료를 토대로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조선비즈가 따져본 결과, 올해 8월 24일 시세를 기준으로 1월 1일보다 시세반영률이 평균 9%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올해 4월 공시가격을 발표하며 서울 주요 단지의 공시가격을 참고자료로 제시했었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크게 떨어진 곳은 강북 지역이 많았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면적 84.59㎡의 공시가격은 6억8800만원이다. 1월 1일 시세(10억원)를 기준으로 보면 시세반영률이 69%였지만, 8월24일 현재 시세가 12억7500만원으로 오르며 이 비율은 15%포인트 하락한 54%가 됐다.
고가 주택만 시세반영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아니다. 공시가격 3억4000만원인 마포구 성산동 성신시영아파트 50.54㎡의 시세는 4억6000만원에서 5억6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시세반영률은 74%에서 60%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84.3㎡(공시가격 7억700만원)의 시세는 10억2500만원에서 12억2500만원으로 올랐고, 그 결과 시세반영률은 69%에서 58%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재건축 단지들의 시세반영률 하락폭은 그나마 적었다. 시세가 덜 올랐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8㎡(공시가격 9억1200만원)는 시세가 14억4000만원에서 15억6000만원으로 오르면서 시세반영률이 63%에서 58%로 떨어졌지만 낙폭은 5%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76.5㎡(공시가격 11억5200만원)는 시세가 17억5500만원에서 18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이 단지의 시세반영률은 66%에서 63%로 소폭 하락했다.
이 밖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31.5㎡의 시세반영률은 67%에서 59%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5㎡의 시세반영률은 69%에서 61%로 각각 떨어졌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급격하게 올릴 경우 서민의 부담도 덩달아 커진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상승기인 만큼 공시가격 현실화를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세 자체가 올라 공시가격 자체는 큰 폭 상향 조정되고 세금 등 각종 부담은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