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5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55세부터 기존 급여의 70%를 연금으로 받기 때문에, 가장들은 50살만 되면 이제 할 일은 다 했다 생각한다고 한다. 15년만 납부하면 연금 수령 자격이 생기고, 배우자에게 승계도 된다. 이 때문에 고위 공직을 거친 은퇴자와 20대 젊은 여성의 재혼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출처 = Santacroce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

브라질 헤알화가 최근 뛰는 것은(화폐가치 하락) 대선 1, 2위 후보가 모두 연금 개혁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추이를 보면, 정부가 연금의 '연'자만 꺼내도 지지율이 곤두박질친다. 그래도 연금 개혁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하긴 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글쎄, 그게 그렇게 쉬울까. 우리나라 국민연금 소동만 봐도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포퓰리즘이 글로벌 트렌드다. 그나마 나라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면 다행인데, 도저히 답이 없는데도 안 하겠다고 버티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긴축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아예 배를 째겠다는 각오로 나서고 있고, 아르헨티나도 "IMF는 나쁜놈"이라고 외치는 야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이탈리아도 EU의 재정수지 축소 권고안 이행을 사실상 거부했다. 인도의 농가 지원 프로그램은, 지금은 경제가 괜찮아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 보이는데, 앞으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신흥국 경기는 말 그대로 갑자기 확 바뀔 때가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룰라 시절 그랬듯이.

연초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라틴 아메리카 채권을 지속적으로 팔아 왔고, 최근에는 라틴 주식도 팔고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주(16~22일) 이머징 채권은 4주 연속 자금이 유출됐는데, 유출 규모는 8주 만에 최대치였다. 주식은 이머징 주식은 3주 연속 빠져나갔다. 투자자금이 포퓰리즘 정책을 경계하는 징후가 뚜렷하다. 최근 헤알화 환율 급등은 TV토론 이후 시장 친화적인 후보들의 지지율이 도리어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라틴 아메리카만 문제가 아니라, 이제 슬슬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을 예의주시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자기 임기 내 인기만 바라보는 정책은 그 정부의 인기를 높이는 데는 도움 되겠지만, 다음 정권은 그 규모를 줄이기 힘들기에 두배 이상 고통스럽다. 정치인이야 몇년하고 물러나면 되지만 투자자와 국민은 좀 더 길게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