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트업 창업을 혁신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이번 정부에서 정부 규제로 차량 공유 등 신사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기술 베끼기 논란까지 불거진 것이다.

가축 헬스케어 스타트업 유라이크코리아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진청이 지난달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힌 축우 관리 시스템 '바이오캡슐'이 자사 제품 '라이브케어'를 베꼈다고 주장했다.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3년 동안 100억원이 넘는 개발 비용을 투자해 만든 기술이 하룻밤 사이에 남의 것이 됐다"며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술을 훔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정부기관이 나서서 스타트업을 죽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유라이크코리아의 '라이브케어'는 소의 입으로 투여해 위(胃) 속에서 측정된 체온 등 신체 정보를 컴퓨터에 전송해 약 800만 건의 축우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질병·분만 등 상태 변화를 진단하는 제품이다. 2014년 7월 특허를 획득하고 2015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15년 1월 홍보 차원에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 제품을 보여준 적이 있고, 1년 후 농진청 직원이 전화로 제품에 대해 상세하게 묻기에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려는 줄 알았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기술보호상담센터를 통해 '(농진청이) 우리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법률 의견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관련 자료를 검토했던 손보인 법무법인 영무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오캡슐이 소의 위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무게추를 달아 놓은 외향적 특성부터 핵심 기술까지 총 6가지 항목에서 유라이크코리아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진청이 지난달 바이오캡슐의 기술을 원하는 산업체에 이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올해 해외 수출까지 합쳐 연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농진청이 아무나 이 기술을 쓸 수 있게 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고 주장했다.

농진청은 이에 대해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2011년부터 바이오캡슐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소의 체온과 활동량을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에서 유라이크코리아의 제품과 차별화가 된다"며 "통신업체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을 사용하는 유라이크코리아의 제품과 달리, 와이파이망을 사용해 축산농가의 비용 부담을 줄였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