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가격이 연일 내림세를 보이면서 금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RX 금 시장에서 금 현물 1g당 가격은 4만3760원을 기록, 2016년 12월 이후 20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9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4만4000원을 밑돌며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날 재차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금 가격이 내림세인 원인 중 손꼽히는 것이 '강(强)달러'다. 통상 금은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데,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선호도가 올라가면 금에 대한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96을 넘기면서 올해 2월 최저치(88.5)에 비하면 8% 넘게 올랐고, 올해 초와 비교해도 4%가량 오른 상황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고, 최근에는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자금이 몰리면서 강달러 현상이 심해졌다. 금값이 내리면서 금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하다.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금 펀드 1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1.76%로 집계됐다.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중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10.87%)보다 성적이 나쁘다. 수익률이 좋지 않으니 돈도 빠져나갔다. 최근 1년간 금 펀드 설정액은 1176억원이 줄었다. 현재 전체 금 펀드의 설정액이 3592억원임을 감안하면, 최근 1년 새 전체의 4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당분간 금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중 무역 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 각종 악재(惡材)가 터지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