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소형 냉방가전을 찾는 1인가구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실외기가 필요없어 작은 평수의 집에도 들여놓을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7일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이동식 에어컨 판매량은 성수기인 지난 6월 첫째주(6.4~6.10)보다 7월말(7.23~7.29) 판매량이 6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뒤늦게 이동식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무더위에 여름철 최대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걸려있다.

다른 이커머스에서도 소형 냉방가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2~25일 2주간 위메프의 계절 가전 매출은 전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동식 에어컨, 냉풍기, 써큘레이터 등 소형 냉방가전이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동식 에어컨은 전월보다 1135% 판매량이 늘었다.

TV홈쇼핑에서도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낮 2시 50분에 방송된 '신일 무빙(이동형) 에어컨'은 3500세트 가까이 팔리며 주문금액이 13억원을 기록했다.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7월23일)에 판매된 '보국 에어젯 에어컨' 역시 방송 59분만에 목표 대비 218%의 달성률을 기록하며 준비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 대표적인 에어컨 업체인 캐리어의 이동식 에어컨 제품도 8월초 누적 매출 기준으로 전년보다 122%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식 에어컨제품은 냉방과 제습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자가 증발시스템을 적용해 물탱크를 비우는 번거로움이 없고 실외기가 없어 전문 기사의 도움 없이 원하는 공간에 설치해 자유롭게 이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캐리어, 신일산업, SK매직 등 중소 가전 회사의 제품이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 에어컨 제품이 구매에서 설치까지 1주~2주 이상 소요된다는 점도 이동식 에어컨 제품 판매량 급증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에어컨 제품 물량이 부족한데다 설치 인력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해 곧바로 집안에서 운용할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 제품이 각광받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냉풍기, 공기순환기 등의 제품은 올해 상대적으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공기순환기 제품의 경우 올해 6~7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8% 줄었고, 냉풍기의 경우 17% 판매량이 감소했다. 성수기에 두 제품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세를 나타낸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소비자들이 선풍기, 냉풍기 등의 기기로는 여름을 버티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버티던 시절과 달리 앞으로는 해마다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에어컨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5월쯤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캐리어의 2018년형 이동식 에어컨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