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스타필드 반려동물 입장 허용...찬반 대립 여전
"쇼핑몰은 산책 공간 아냐" vs "철저히 관리하면 문제안돼"
반려동물 성숙한 문화 없이 쇼핑몰 입장 허용 '시기상조'

낮 최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복합 쇼핑몰을 찾는 '몰링족(族)'이 늘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답답한 실내보다는 영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식음료(F&B)를 즐길 수 있는 쇼핑몰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많다.

지난 1일 오후 3시쯤 찾은 서울 여의도 IFC몰.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사람과 쇼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은 주변 직장인도 자주 찾지만 여의도를 비롯해 당산·영등포·구로 등 서울 서부지역 주민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IFC 원오피스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영지씨(29)는 "너무 덥다보니 밖에 점심 먹으러 갈 엄두가 나지 않아 IFC몰 안에서 해결한다"며 "예전보다 대기 줄이 두 배 늘었다"고 했다.

반려동물 출입을 불허한 IFC몰 매장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몰을 찾은 고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IFC몰은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지난 6월부터 서울내 쇼핑몰 중에선 처음으로 반려동물과의 동반 입장을 허용했다. 이보다 앞서 경기도 하남·고양 스타필드가 반려견 입장을 허용한 바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고양은 2017년 8월부터 시행 중이다.

IFC몰은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했지만 입점해 있는 주요 매장은 반려견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IFC는 최근 5년만에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매장 MD(머천다이저) 구성을 크게 바꿨다. 매출이 떨어지는 패션·화장품 매장을 대폭 줄이고 수요가 많은 식당가를 크게 늘렸다. 원래 식당가는 지하 3층(L3)에만 있었는데 L2, L1까지 확장했다. CGV·영풍문고 등을 제외하면 매장 상당수가 F&B로 채워져 있다. 이들 매장은 대부분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쇼핑몰 출입에 대한 찬반 논란은 뜨겁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반려견과의 동반 입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 맞선다. 반려견을 키우는 한지원씨(32)는 "강아지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서 같이 쇼핑몰을 찾았는데 입장할 수 있는 매장이 많지 않아 불편하다"며 "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목줄을 매놓고 음식을 사러 다녀올 수도 없다"고 했다.

IFC몰, 스타필드 등이 반려동물과 입장을 허용했지만 이에 대한 찬반은 엇갈린다.

지난해 유명 식당 한일관 대표가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엿새 만에 패혈증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반려견의 쇼핑몰 출입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졌다. 강수정씨(39)는 "쇼핑몰은 개를 산책시키는 공간이 아니다"며 "쇼핑몰은 아기들도 많이 오는 공간인데 아무리 목줄을 하고 케이지에 넣어 데리고 온다고 해도 남한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아예 안데리고 오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정적 인식 탓에 애견 전용 해수욕장을 폐쇄한 사례도 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애견 전용 해수욕장을 만들었던 강릉시는 배설물과 털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자 이듬해 이 장소를 없앴고, 반려동물과 해수욕장에 출입하는 피서객에게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반려동물 문화가 만들어진 후에 동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수진씨(34)는 "독일처럼 최소한 입양을 전제로 소정의 교육을 받는 등 반려동물 산업발전 속도에 맞춰 관련 문화가 성숙해 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생명을 다루는 근본적인 인식이나 문화 없이 쇼핑몰에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