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골관절염 환자에게 골치 아픈 불청객이다. 일반적으로 골관절염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관절 통증은 여름철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더 심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7~8월 사이 골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국내 환자 수는 약 220만명 수준이다. 지난해 7월 골관절염 환자 수는 109만명, 8월 환자 수 111만명을 기록했다.

여름철 골관절염 환자가 가장 고통을 겪는 시기는 바로 열대야 기간이다. 오후 6시 이후 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는 관절염증을 증가시키고 더운 온도와 통증으로 인해 숙면을 방해한다. 환자들은 통증과 더위로 인한 이중고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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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시기에 관절염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호르몬에 있다. 우리 몸은 잠을 자면서 통증 억제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한다. 그런데 열대야로 인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면 이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의 찬바람은 관절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의 점도를 높여 관절 기능을 떨어뜨려 통증을 악화시킨다. 찬바람에 체온이 낮아지면 관절 주변의 근육, 인대, 힘줄 혈관들이 수축한다. 이로 인해 혈액 내 통증 완화 물질과 영양분이 근육과 인대로 잘 전달되지 않으면 염증이 증가한다.

습도 역시 관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습도가 높아지면 관절 안에 있는 관절액이 팽창하고 관절강 내 압력이 올라간다. 평소보다 관절 통증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더 심해지는 이유다.

이같은 열대야 속 관절염 통증을 최소화하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5도에서 28도 사이로 유지하고, 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에어컨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더위로 인해 실내 냉방을 해야한다면 통증이 있는 부위가 찬 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담요 등으로 덮어줘야 한다.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온찜질을 통해 굳은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1주일 이상 관절 통증이 지속된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염증을 억제하고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최종적으로 손상된 관절을 인공보형물로 대체하는 수술을 한다.

통증이 가볍고 발생 주기가 긴 초기 골관절염이라면 생활습관 개선이나 적절한 운동 치료, 약물 투여로 치료가 시작된다. 이후 중증도 골관절염으로 질병이 진해되면 장기간 치료로 마땅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수술 전 치료방법으로 유전자치료제가 등장하기도 했다.

임재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더운 날씨나 더위로 인한 관절염으로 지나치게 활동을 줄이면 오히려 근육 힘이 약해지고 관절 염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활동과 휴식을 조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