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법령 개정, 금융당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국민연금공단의 주주권 행사 범위를 경영참여 수준까지 확대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8년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운용위) 회의에 참석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에 대해 많은 기업이 경영간섭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대다수 기업은 가치를 더 높이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의결했다. 박 장관은 기금운용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회의 시작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자산과 이익을 지키고 기업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연구용역, 실무진 논의 등의 과정을 거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을 완성하고 그 초안을 이달 17일 공청회를 열어 공개한 바 있다. 도입안에는 주주대표소송 시행 근거 마련,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요구하는 기업 수 확대, 중점관리기업 지정, 의결권 행사방향 사전공시 등이 담겼다.
다만 정부는 재계의 경영간섭 우려를 고려해 당초 검토했던 이사 선임·해임, 감사 추천, 정관변경 제안, 주총 소집 요구 등 강도 높은 경영참여 내용을 뺐다. 박 장관은 "비록 경영참여에 관한 내용은 제외됐지만, 현행법상 국민연금이 사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내용은 모두 포함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예컨대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이 발생하면 국민연금은 기업명 공개, 공개서한 발송 등으로 공단의 입장을 널리 알리고 해당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횡령·배임, 사익편취 등을 일삼는 중점관리기업이 개선 여지를 보이지 않으면 이 사실을 즉각 대외에 공표하고 주주활동을 통해 국민 의견을 대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향후 법 개정, 관계당국과의 논의 등을 통해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활동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와 논의해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법령 개정 등 제반 여건이 구비되면 경영간섭이 아닌 경영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