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발 치킨게임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파주에 신축 중인 P10 라인을 10.5세대 OLED 전용으로 확정했고, LC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파주 P7, P8 라인의 일부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6조6289억원 대비 15%, 전분기 5조6752억원 대비 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02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전분기 대비해서도 적자폭이 1301억원이나 늘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당초 전망한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평균치)가 매출 5조5289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어닝쇼크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분기 사업부진에 대해 "LCD 패널의 판가하락과 더불어 세트 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LCD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인 OLED 비중을 높이기 위해 라인 조정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주의 10.5세대 라인 투자를 OLED로 직행해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과 더불어 대형 OLED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상돈 CFO는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며 "중소형 OLED는 팔로워(추격자) 처지여서 상당한 사업적 위기요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내부적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2년 간 약 16조원을 투자, 파주 LCD 공장의 OLED 전환과 10.5세대 OLED 투자 등에 필요한 재원은 이미 내부운영자금을 통해 자원을 조달한 상태"라며, "LCD에서 OLED 전환 투자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밑 빠진 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이다. 증권업계 추산 2분기 중소형 OLED 사업의 적자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1분기(약 1000억원 적자)보다 적자폭이 더욱 늘어났는데 하반기까지 흑자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과 더불어 자동차용 중소형 OLED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올해 4분기부터 파주 6세대(E6) 공장에서 양산을 전개하는 동시에 E6 2층도 수요를 고려해 가동에 돌입하겠다는 대응책을 세웠다. 또 하반기에는 '큰 손'인 애플 효과도 기대된다. 애플이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중소형 OLED 패널 약 300만대를 공급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중소형 OLED 사업의 적자폭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판단되며 4분기부터 (E6 공장을 통해) 애플에 약 300만대 정도의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OLED로의 전환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지금까지 성수기에 전환투자를 한 사례가 없는 만큼 내년 초에 진행, 규모는 70K(7만장) 수준을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