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심장질환이 발생한 뒤에는 일종의 외상후증후군으로 우울증이 흔히 발생한다. 우울증이 동반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질환 재발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이 3~4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민(사진) 전남대 교수 연구팀은 이처럼 심각한 급성심장질환에 동반된 외상후증후군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심장질환 재발률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4일자(현지시각)에 발표했다.

급성심장질환과 우울증, 심장질환 재발률의 상관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의학계에서는 ‘심장 질환 동반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심장질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김재민 교수 연구팀은 12년간 장기 연구를 통해 심장질환 후 발생하는 우울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하면 심장질환의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장기 예후가 개선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심장질환에 따른 우울증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약 6년에 걸쳐 항우울제-위약 대조 6개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들에 대해 5~12년에 걸쳐 심장질환의 재발률과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 치료시 심장질환 재발률은 46%, 사망률은 18%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각한 신체질환에 동반되는 외상후증후군을 치료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신체질환의 예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신체질환에 따른 외상후증후군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