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가 없고,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에도 불구, 부족한 충전인프라와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제외됐던 전기차가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섰다.

전기차가 '아직은 사기 이른 차'에서 '탈 만한 차'로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서 판매량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100~200km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부터는 300km를 넘는 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확대된 것도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 전기차 시장 코나·볼트EV 등 인기

15일 각사 자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승용)는 총 1만1866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6개월만에 1만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4412대)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지난해 전체 판매량 1만3536대에 육박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최근 2~3년간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 61대에 그쳤던 연간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4년에 되어서야 1308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대를 넘어섰다. 이후 2015년 2917대, 2016년 5099대, 2017년 1만3724대로 해마다 2배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이 신형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4488대(점유율 38%)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018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기존 191㎞에서 200㎞로 늘어났다. 2018년형 모델부터는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실시간 케어 기능이 추가됐다.

볼트EV.

한국GM의 볼트 EV는 3122대(점유율 26%) 판매되면서 뒤를 이었다. 한국GM은 올해 확보한 볼트 EV 5000대의 물량은 모두 판매됐다. 올해 3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볼트 EV는 등록대수 기준으로 5~6월 2달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5월부터 팔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는 짧은 판매 기간에도 불구하고 1380대가 판매돼 3위에 올랐다. 코나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406㎞에 달한다. 코나 일렉트릭는 출고대기 물량만 1만5000여대에 이른다. 이어 기아자동차 '쏘울 EV(1139대)', 르노삼성 '트위지(984대)', 'SM3 Z.E.(630대)', BMW 'i3(115대)', 기아차 '레이 EV(8대)' 순이다.

◇ 수입차업계 가세...하반기도 성장세 이어갈 듯

하반기 전기차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니로'의 전기차 버전인 '니로 EV'를 이달부터 판매한다. 니로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385㎞다.
니로 EV는 주행거리가 긴 LE 모델과 실용성과 경제성에 집중한 ME 모델로 나눠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사전계약 대수는 5000여대를 기록했다.

니로 EV.

수입차는 재규어의 첫 전기차인 'I-페이스(PACE)'가 오는 9월 판매를 시작한다. 이 모델은 1회 충전으로 최대 480㎞(유럽 WLTP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닛산 전기차 '리프2'와 르노 '조에(ZOE)' 등도 연말이나 내년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정부 보조금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물량을 2만8000대로 잡고 있다. 그 중 상반기 등록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물량은 1만6000대가량이다. 아무리 많이 팔아봐야 1만6000대 이상 판매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또 내년부터는 국가 재정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 보조단가 인하는 불가피하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도 다양한 전기차를 국내에 내놓고 있어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태"며 "내년부터는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올해 판매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