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259호 표지

중국과 무역전쟁·환율전쟁을 벌이는 주체는 누구일까. 트럼프 대통령인가, 미국인가.

그 게 그것 같지만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향후 싸움이 미묘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원맨쇼'라고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 같은 나라가 대통령 혼자만으로 움직이겠는가. 미리 준비돼있던 전쟁'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끝난 뒤인 20일(현지시각) 아침, 중국을 대상으로 "5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 전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또 하나의 패를 꺼내 들었다. 판돈 얹듯이 나온 발언인데, 살짝 '에라 모르겠다'하고 지른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현실화될 경우 중국은 물론, 글로벌 교역이 완전히 꼬일 수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잇따랐음에도 소폭 하락 마감했다.

중국에 싸움을 건 것이 트럼프인지, 미국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트럼프 개인의 일탈행위(?)일 경우 중국의 승산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산 저가 공산품에 중독된 상태"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곳이 내구재 소비인데, 가장 대표적인 내구재인 운송장비 업종에서만 미국인 근로자가 165만명에 이른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노력하는 제조업 일자리 증가 노력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공산품 덕분에 억눌려 있던 인플레가 한꺼번에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아마존 같은 기업이 나오게 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산 저가 공산품 덕분으로, 미·중 무역분쟁의 진정한 승자는 중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트럼프는 재선은커녕 미국을 망친 주범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지 모른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 추세이나 16년도 대선 당시 승리를 이끌었던 지역의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면서 "러스트 벨트, 팜 벨트지역 등 무역분쟁 노출도가 높은 지역의 지지율은 연초대비 부진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 싸움을 건 것이 트럼프 개인이라면, 중국으로서는 해볼 만한 게임이다. 트럼프는 임기가 정해져 있는 반면 시진핑은 영원(?)하기에.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미국이란 나라의 시스템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대국 입장에서 바라보면 트럼프 또한 한명의 '광대'일 수 있다. 이 또한 어쩌면 음모론적 시각일 수 있는데, 미국을 움직이는 누군가가 트럼프를 앞세워 싸우고 있을 뿐이고, 트럼프 한명이 망가진다고 해도 뒤이은 누군가가 계속해서 중국과의 전쟁을 이어간다면? 그렇다면 중국은 처참히 붕괴할는지도 모른다. 미국이 빅픽쳐를 그려놓고 시작한 것이라면, 대충 치고박은 다음에 화해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취약한 정도로만 따지면 당연히 중국의 맷집이 더 약하다. 미국이 중국산 공산품에 중독됐다면, 중국은 빚(많은 기업부채)에 중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