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최근 입에서 녹여먹는 필름 제형 발기부전치료제 허가를 자진 반납했다. 판매량 저조로 인해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품목을 과감히 정리하고 기존 제품 판매에 더 집중한다는 포석이다.

포토핀 제공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달 ‘비아그라’ 복제약인 ‘이디포스에프 구강붕해필름’과 ‘시알리스’ 복제약 ‘타다포스에프 구강용해필름’ 20mg과 10mg의 허가를 취하했다.

이디포스에프, 타다포스에프와 같은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는 오리지널의약품 특허만료와 함께 국내 제약회사들이 매출 상승을 위해 차별화 전략으로 선보였던 제품이다. 지난 2015년 ‘시알리스’ 복제약의 경우 150여 개 제품이 시장에 나올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발기부전 복제약 경쟁 3년 후 회사 별로 상위 매출 제품과 하위 매출 제품이 분명하게 갈렸다. 현재 국내 발기부전 약 매출 상위는 한미약품, 종근당의 제품이 차지했다. 2017년 기준 한미약품 ‘팔팔’, ‘구구’ 종근당 ‘센돔’만 100억원대 처방액을 넘어서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400억원 수준이다. 유한양행의 발기부전치료제는 원외처방액 규모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유한양행 제품은 알약 형태의 이디포스정 2개 품목과 타다포스정 3개 품목, 필름형 3개 품목까지 총 8개 품목이다.

이디포스정 50mg의 경우 지난 2012년 복제약 발매 첫 해 생산실적 4553만원으로 시작했으나 2016년 생산실적은 2327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단, 타다포스정 5mg만 유일하게 2015년 발매 첫해 1억6701만원에서 2017년 5억883만원으로 생산실적이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허가 취하로 국내 위탁생산업체인 씨엘팜으로부터 공급받는 필름형 3개 품목만 우선 정리하고 다른 제품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과 마찬가지로 다른 제약사들도 품목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동화약품은 비아그라 복제약으로 허가받은 ‘헤카테’의 품목허가를 올해 초 자진 취하했다. 헤카테 역시 매출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JW중외제약이 개발한 발기부전치료 신약 ‘제피드’ 역시 2012년 생산실적이 53억1745만원에서 2017년 3억8007만원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150개 이상의 제품 경쟁이 붙었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며 “제약회사들이 무분별한 허가를 받은 후 시장에서 명암이 갈리면서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