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기술이 배터리 효율 문제와 같은 인류의 난제(難題)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한국을 찾은 스콧 크라우더 IBM시스템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현재 수퍼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배터리 원료(코발트)의 대체 물질을 찾는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대체 물질 후보를 대상으로 복잡한 계산의 가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크라우더 CTO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은 물론, 재료학을 포함한 화학 분야, 금융과 운송업, 식량 공급 등 인류 삶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IBM에서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는 지구상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수퍼컴퓨터의 1억 배에 달하는 계산 능력을 구현할 정도의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그는 "현재 수퍼컴퓨터의 능력은 양자컴퓨터로 치면 50큐비트(qubit) 수준"이라며 "100큐비트로 성능 개선이 이뤄지면 성능이 1000조 배가량 뛰는 셈"이라고 말했다. 큐비트는 현재 컴퓨터의 '비트(bit)'와 같은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다. 비트는 한 칸에 0과 1 중 하나의 값만 입력하는 방식이지만, 큐비트는 한 칸에 0과 1을 중첩(重疊)할 수 있다. 한 칸에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큐비트는 자릿수가 하나 늘어날수록 2의 제곱으로 계산 능력이 좋아진다. 예컨대 2비트는 2가지만 계산하지만 2큐비트는 동시에 4가지 경우를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IBM은 지난해 12월 20큐비트의 연산 능력을 갖춘 양자컴퓨터 칩을 연구용으로 내놓고 세계 양자컴퓨터 초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5년 이후에는 양자컴퓨터를 상업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