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중소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IoT(사물인터넷) 제품들을 출시하며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통신업체들은 에어컨·냉장고·공기청정기처럼 몸집이 큰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을 출시했지만, 이젠 환풍기·블랙박스·자전거 같은 소형 가전과 일상용품에 IoT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IoT 적용 제품이 늘면서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 연동해 작동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예컨대 욕실 조명 스위치를 켜면 비데가 스스로 켜지고, 비데에 앉으면 환풍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집 안 사물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지능적으로 작동시키는 홈 IoT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중소 제조업체들과의 협력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IoT 관련 시장이 5G(5G 이동통신) 시대에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6조6000억원이었던 국내 IoT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17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통신 3사 IoT 제품 속속 출시

국내 홈 IoT 1위 통신기업인 LG유플러스는 올해에만 IoT 기능이 적용된 의자·환풍기·선풍기·수면 분석 기기 등 6종의 상품을 쏟아냈다. 16일 수면기기 전문 업체 슬립에이스와 출시한 'IoT 숙면알리미'는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수면 습관 형성을 돕는다. 밴드 형태인 기기를 몸통 아래에 깔고 잠을 자면 내장 센서가 호흡,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깊은 잠을 잤는지를 점수로 보여주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방법도 안내한다. 사용자가 잠에 들면 수면에 방해되는 조명, TV를 자동으로 끄는 연동 서비스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또 중소기업 이누스바스·힘펠과 협력해 IoT 비데와 IoT 화장실 환풍기를 잇따라 출시했다. 비데와 환풍기가 자체 센서를 통해 온도·습도를 제어하고 냄새를 제거해준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블랙박스 업체 에어트론과 IoT 블랙박스 'M7'을 출시했다. 차량에 충격이 발생하면 스마트폰 앱으로 사진을 자동 전송하고, 주차된 위치 정보를 알려줘 주차장에서 차량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원을 끄고 켤 수 있어 자동차 배터리 관리도 쉬워졌다. 지난 5일엔 위급 상황에서 소음을 울리면서 경찰과 지인에게 위치 정보를 담은 긴급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만년필 크기의 여성용 IoT 호신용품도 출시했다.

KT는 지난 6월 자전거 업체 리콘하이테크와 IoT 전기 자전거 '에어아이'를 내놨다. 실시간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분실과 도난 걱정을 줄인 게 특징이다. 자전거를 분실했을 때 위치 정보를 앱에 전송받아 자전거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분실 자전거의 전기 모터를 스마트폰 앱으로 꺼버릴 수도 있다.

중소기업과 협업해 해외 진출 목표

통신 3사는 최근 제품 제조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들과 제휴해 다양한 IoT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자신들의 AI(인공지능) 서비스로 집 안팎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스마트폰 홈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장점이 있다. 통신 3사와 제휴하는 중소기업들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유통망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통신 3사와 제휴해 제품을 낸 중소기업들은 100여곳 정도이며 5G 상용화를 계기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통신업체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가입된 기기 수는 해마다 20% 성장하며 지난 4월 700만 대를 돌파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와의 협업은 IoT 기기와 서비스의 해외 진출에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며 "5G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테스트해보고 해외로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