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강남에 미련이 없다."

'강남 입성'을 노리며 치열하게 재건축사업의 문을 두드리던 대형 건설사들이 이젠 서울 강남권 밖에서 잇따라 시공권 수주에 나서고 있다.

강남 재건축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라도 해당 지역에서 수주 실적이 없거나 주택 브랜드 가치, 자금력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시공권을 따내기 어려울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건설업계가 재건축 규제로 사업이 막힌 강남 재건축 시장을 떠나 지방 도시정비사업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도곡동 일대 아파트 전경.

가뜩이나 진입이 어려운 시장인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사업 진행마저 막혔다. 건설업계는 당분간 강남 재건축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공을 들이기보다 강남 밖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며 강남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최근 강남권보다 지방 도시정비사업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만 부산 남구 문현3구역 재개발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4구역 재개발, 남구 대연2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하며 부산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올해는 대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 사업 1건을 따냈다.

SK건설도 지방 사업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대구 현대백조타운 재건축, 대전 중촌동 1구역 재건축, 수원 영통1구역 재개발 등을 통해 지방 시장에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특히 현대백조타운 재건축의 경우 총 도급액만 2383억원에 달하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서울에선 지난달 동작구 노량진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노량진동 312-75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0층, 3개 동, 424가구의 주상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상반기 부산 덕천2구역 재건축과 대전 도마변동 9구역, 인천 상인천초교주변구역 재개발 등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한화건설의 경우 강북권 사업지였던 '정릉꿈에그린', '중계 한화그린', '월계 그랑빌' 등을 통해 다진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노원구 상계8단지 재건축 사업(1062가구)을 수주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5월 GS건설과의 경합 끝에 동작구 '흑석뉴타운 9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앞서 2013년 '흑석뉴타운 롯데캐슬에듀포레(흑석8구역)'도 수주했는데, 이 아파트는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흑석뉴타운에서 다져놓은 입지를 바탕으로 이번 흑석9구역 수주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와 지난해 강남 재건축 수주시장은 '빅6 건설사'의 잔치였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였던 강남구 '대치쌍용2차'는 지난달 현대건설(시평 1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해의 경우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8·9·10·11·17차(한신4지구)'와 '방배13구역'은 GS건설(6위)이 시공권을 가져갔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방배5구역'은 현대건설이, 서초구 '신동아'는 대림산업(4위)이 시공권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