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1일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다시 2280대로 후퇴했다. 앞서 관세 전쟁 충격이 사그라들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 반등 기대감을 키웠으나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증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 코스피, 2280대로 밀려...미중 무역분쟁에 연일 오르락 내리락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3.54포인트(0.59%) 내린 2280.62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6.94포인트(0.74%) 내린 2277.22로 출발한 뒤 기관 매도에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중 한때는 1%대로 낙폭이 커지며 2262.77까지 떨어졌으나 그나마 외국인이 오후 들어 매수세로 돌아서며 방어했다.

미국이 2000억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관세는 2개월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부과 대상 목록을 확정한 뒤에 발효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가 관세 예고 조치가 시행될 때까지 최소한 2개월의 기간 동안 양국간 무역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협상 결렬에 따른 미중 간 무역전쟁 본격화는 트럼프 자신에게도 유리한 결론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일부 차익거래 매물 출회로 1904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09억원, 1349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식선물 시장에서 기관은 3만5901계약, 외국인은 955계약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3만6219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76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 1356억원 순매도로 총 14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삼성전자(005930)(-0.65%), SK하이닉스(000660)(-0.57%), 셀트리온(068270)(-1.60%) 등 대부분이 내렸다. 시총 상위 10위권에서는 POSCO(0.97%)와 NAVER(035420)(1.18%), LG화학(051910)(0.15%)이 올랐다.

쌍용차(4.74%)가 문재인 대통령 해고자 복직 언급과 최대주주의 1조3000억원 추가 투자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3.57%)은 LG디스플레이(034220)의 중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설립 승인 소식에 따른 OLED 설비투자 확대 기대감에 상승했다. 반면 한국항공우주(047810)(-6.51%)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블록딜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 코스닥 800선 또 위협...거래대금 급감에 증권업종 약세

코스닥 지수는 제약·바이오의 동반 약세 속에 전 거래일 대비 8.41포인트(1.03%) 내린 804.78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3.01포인트(0.37%) 내린 810.18로 개장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0억원, 75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28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나노스(29.95%)만 상한가를 기록하고 대부분 내렸다. 나노스는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가 총 발행주식의 97.5%를 소유하고 있어 지난 4월17일 주식분산기준 미달의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2.59%), 신라젠(215600)(-4.37%), 메디톡스(086900)(-6.17%), 에이치엘비(-3.53%), 셀트리온제약(068760)(-3.06%)의 낙폭이 컸다.

증시 전반에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조정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증권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9000억원으로 전달인 6월 12조3000억원 대비 27.3%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은 이날 1.68% 하락했다. 이외에 운송장비(-1.45%), 의료정밀(-1.40%) 등도 내렸다. 반면 비금속광물(3.23%), 통신(1.46%), 건설(1.27%)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