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원전 운영업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회사 이름에서 '원자력'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10일 "정부가 탈(脫)원전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공기업 사명에 원자력을 굳이 넣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받아본 뒤 직원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명 변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수원의 사명 변경 추진은 2001년 3월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수원의 '탈원전' 발맞추기는 올 4월 정재훈 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정 사장은 지난달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원전을 조기 폐쇄하고, 신규 원전 4기 건설을 백지화했다.

정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수원이 과거에는 원전 운영으로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회사였지만, 외부에서 준 충격(탈원전 정책)으로 강제 튜닝(조정)을 당했다"며 "이제는 (원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바다로 가서 먹거리를 골라 먹을 기회가 왔다"고 했다.

한수원은 사장 직속으로 '변화와 성장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지난달 딜로이트컨설팅에 '신사업 발굴'을 위한 용역을 맡겼다. 최근 조직 개편은 '원자력 축소, 신재생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에너지신사업처'를 '신재생사업처'로 확대 개편하면서 신재생 부문 인력을 이전보다 약 40%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