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에 대한 오해를 풀고 고객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이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의 여성 건강기능식품 '백수오궁'은 지난달 대형 홈쇼핑 방송에서 완판(完販)을 기록했다. '가짜 파동'을 겪으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사라진 지 3년 만이다. 지난 6일 만난 장현우(48) 내츄럴엔도텍 대표는 "우리 제품이 100% 안전하다는 것을 소비자가 인정한 것"이라며 "긴급 앵콜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수오궁은 백수오와 한속단, 당귀 등 3가지 생약을 배합해 갱년기 여성을 위해 만든 건강기능식품이다.

지난 6일 경기도 판교 내츄럴엔도텍 본사에서 만난 장현우 대표는 백수오를 들어 보이며“재배 전 과정을 농협·식약처와 함께 진행하고, 각종 검사를 위한 표본을 채취할 때는 소비자 단체 등 외부인을 입회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설립된 내츄럴엔도텍은 '부작용 없는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콘셉트로 코스닥 시가총액 7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한순간에 추락했다. 그해 4월 한국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을 비롯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고 발표했다. 백수오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독성(毒性) 성분이 있는 이엽우피소로 제조했다는 것이었다. 내츄럴엔도텍에서 수거해 간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 성분이 0.02% 검출됐다.

백수오궁을 판매하던 홈쇼핑 업체들은 대량 환불 사태를 겪었다. 2014년 1200억원대에 달하던 내츄럴엔도텍 매출은 2016년 6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창업자인 김재수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당시 법무실장(변호사)이던 장 대표가 회사를 살릴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사법연수원 31기인 그는 청소년 사건 담당 변호사로 활동하며 언론중재위 중재위원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3년 내츄럴엔도텍 법무실장으로 합류했지만, 경영 이력은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발탁이었다.

'0.02% 혼입(混入)' 논란에 대해 장 대표는 "원료를 전량 계약 재배하는 회사에서 일부러 이엽우피소를 섞을 이유가 없다"며 "순금도 100%가 아닌 99.9%인 것처럼 백수오에 미량의 이물질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검찰도 "혼입 비율이 매우 낮고, 혼입에 고의성이 없다"며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은 백수오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 장 대표는 홈쇼핑 업체는 물론 국회와 소비자단체 등 각계를 돌며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의 안전성을 알렸다. 그러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열수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에 이엽우피소가 미량 섞인 것은 인체에 해가 없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으며 소비자원 발표를 뒤집었다.

그는 지난 3년간 백수오 생산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백수오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농협과 식약처와 함께 진행했다. 유전자 검사를 위한 샘플을 채취할 때는 소비자단체 등 외부인을 입회시켰다. 장 대표는 "너무도 힘든 3년이었지만, 퇴사한 직원이 거의 없었다"며 "우리 제품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중단됐던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피부 침투 약물 전달용 화장품인 '오버나잇 마이크로 패치'를 개발해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장 대표는 "글로벌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다"며 "백수오라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