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미있게 살펴보는 사이트가 하나 생겼다. 홍콩 모건스탠리에서 10년간 공매도 트레이더로 근무한 하재우 트루쇼트 대표가 만든 트루쇼트닷컴이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공매도 관련 정보를 받아 국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원래는 개인을 위한 공매도 플랫폼까지 제공하려고 했으나 '규제' 때문에 안된 것 같다.
사실 트루쇼트는 기관 간 대차 수수료율 정보까지 확보했다. 공매도를 치기 위해 주식을 빌릴 때 지급하는 평균 수수료율 말이다. 이는 아주 내밀한 정보일 수밖에 없는데, 한국예탁결제원은 그동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절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었다. 트루쇼트는 이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공개할 경우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어 표시하지 않기로 한 듯하다.
아무튼, 제일 재미있는 것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볼만한 정보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숏커버 소요기간이다. 숏커버 소요기간(Days-to-Cover)은 20일 이동평균 거래량과 전일 공매도 잔고를 비교한 것으로, 공매도를 청산하는 데 필요한 이론상의 최소 소요 기간이다. 숏커버 소요기간이 길게 나오면, 이는 거래량 대비 공매도 잔고가 많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공매도 세력의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주가가 급반등할 수 있다(이른바 숏스퀴즈 현상).
9일 기준 숏커버 소요기간이 길게 나오는 종목은 한샘(009240)과 셀트리온(068270), 넷마블, 쌍용차,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미사이언스(008930), 팬오션(028670), 미래에셋대우 우선주 등이다.
물론 숏커버 소요기간 정보는 이론상 그렇다는 것일 뿐, 공매도 세력 또한 '존버(팔지 않고 버티는 것)'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참고할 수는 없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일지 살짝 엿볼 수 있는, 참고자료라고나 할까.
공매도를 공부할수록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바로 대다수 투자자는 공매도 세력을 두려워하는데, 공매도 세력 또한 두려울 때가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식을 빌려서 아래로 베팅하는 것은, 돌려 말하면 하방이 뚫린 것이기 때문에(손실이 무한대라는 것)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공매도 세력이라는 적의 실체를 알고 보면, 사실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불법 공매도 세력은 충분히 두렵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 사실 당일 매수해 갚기만 한다면 걸리지 않고 업틱룰(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에만 공매도할 수 있는 규제)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공매도를 칠 수 있고, 이랬을 가능성이 있는 사례가 없지 않다.
당국 입장에서는 품이 많이 들면서 성과가 나오기 힘든 영역인데, 그래도 자본시장 신뢰를 위해 애써줘야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증시가 부진할 때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분노하는 민심을 더더욱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