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고급 주택 시장에서 용산이 주목받고 있다. 용산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개발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한 데다가 새로 공급된 최고급 주택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전통의 부촌(富村)'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지난 2일 청약을 접수한 민간 임대주택 '나인원 한남'은 임대 보증금이 33억~48억원에 달하는 데에도 341가구 모집에 1886명이 몰려 평균 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년 후 집값 더 오를 것" 기대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나인원 한남은 애초 계획과 달리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공급됐지만, 임대 청약에는 분양 목적의 수요자가 훨씬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인 디에스한남이 4년 임대 후 분양 전환 가격을 입주 시점(2019년 11월 예정)의 감정평가액 이하로 결정하면서 시세차익이 클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나인원 한남은 단지 내 길이 1km의 순환 산책로를 조성하고 호텔급 라운지와 운동시설 등 고품격 주민 편의시설이 대거 조성된다.

디에스 한남 관계자는 "임대로 4년 동안 살다가 분양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으면 집을 사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분양받을 권리를 포기하면 된다"며 "장래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취득세·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에서 벗어나 자산가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나인원 한남이 들어서는 한남동 일대는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대형 개발 호재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우선 주한미군이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 만에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지지부진하던 용산공원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지난 5월 사업 무산에 따른 2심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용산구와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5월 3일 '종합의료시설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 달 '용산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다.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 계획도 호재이다. 용산구는 지하철 1·2·4·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있어 교통이 편리하지만 강남과 직결되는 노선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용산~신사를 잇는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이 개통되면 용산에서 강남까지 10분대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품 설계로 입주자 만족도 높여

나인원 한남은 전용면적 206~273㎡ 341가구로 구성되며, 월 임대료는 70만~250만원 수준이다.

2019년 11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기본 설계부터 조경, 주민 커뮤니티 구성, 주차 시설 등 모든 것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자연 채광이 되는 수영장, 호텔급 라운지와 운동시설, 길이 1㎞에 달하는 단지 내 순환 산책로, 단독 파티 공간, 다목적 체육관, 게스트하우스, 와인창고 등이 들어선다. 가구당 주차 대수는 평균 4.7대이며 복층 및 펜트하우스에는 가구당 자동차 3~6대가 들어가는 전용 차고(車庫)를 제공한다. 입주민 사생활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 보행 통로를 단지 옆으로 설계한다. 4단계 보안 체계로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차단한다.

실내 마감재도 최고급으로 구성된다. 오스트리아·핀란드·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원목 마루를 깔 예정이다. 독일 밀레가게나우 등 명품 수입 가전을 설치한다. 시스템 가구와 수전, 주방가구 등도 이탈리아와 독일 등에서 공수한 고급 자재를 사용한다. 분양 관계자는 "국내 최고급 주택이 들어선다는 얘기를 듣고 청약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나 법인 등도 미계약분을 선점하기 위해 문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