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지난 1일 공동대표인 강경호 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이를 놓고 다스 주변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는 해석과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님을 반증한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강 사장은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서울메트로와 코레일 사장을 지낸 측근이다. 이상은 회장은 강 사장 대신 송모 사장 등 자신의 측근 3명을 임원에 임명했다. 이 중 이모씨는 다스 내 또 다른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신모 감사와 경쟁 관계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5년 신씨가 감사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감사를 지냈다. 다스 관계자는 "회사를 나갔던 이씨까지 복귀하면서 이상은 회장의 '친정 체제'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는 변화가 없었다. 시형씨는 2010년 다스에 입사해 과장·실장을 거쳐 4년 만에 전무로 승진, 기획본부장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이후 지난 3월 경영 일선에서 배제돼 지금은 감사실에서 일한다. 직급은 여전히 전무다.

경영권 분쟁? 통상적인 인사?

이상은 회장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다스 지분 4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하지만 검찰은 주식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제 회사의 주인이며 경영에 관여해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350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나와 무관한 회사이고,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이 맞는다면, 이번 인사는 동생이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이상은 회장이 동생 측근인 강 사장을 일방적으로 경질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회장이 다스 내부의 동생 측근을 몰아내고 온전히 자기 회사로 '굳히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강 사장은 경질 직후 사내 인터넷망에 올린 글에서 '규정을 어긴 인사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다스 관계자는 "회장 단독으로 인사 발령을 낸 것은 처음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정반대 시각도 있다. 이번 인사는 이상은 회장이 다스의 진짜 소유주이고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무관하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각대로면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이 통상적인 의사 결정을 했을 뿐이다. 이시형씨가 회사에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 다스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다스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면 시형씨는 퇴사할 뜻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10억 추징 통보하고 연장된 세무조사

지난해부터 시작된 다스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는 7월 말까지 한 달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세청은 작년 가을 시작된 세무조사를 올 6월까지 진행한다고 통보했으나 최근 연장 방침을 통보했다. 지난 4월 국세청은 다스에 잠정 추징 세액으로 302억원을 통보했다가 지난달엔 410억원으로 증액해 통보했다. 다스 관계자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기간만 한 달 연장하고 추가 조사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일정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개별 기업 조사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스는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제네시스 등 고급 차에 시트를 공급한다. 직원 수는 1500여명이며, 작년 1조2585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1987년 창사 이래 30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영업 부진과 검찰 수사 등이 겹치면서 작년 처음으로 80억원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