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에도 서비스수지는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6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122억9000만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17억7000만달러)보다 69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지난해 5월(58억4000만달러)과 비교해도 흑자 규모가 커졌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7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무역수지(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지난 5월 무역수지는 1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114억6000만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수출이 14.5% 증가했고 수입은 10.5% 늘었다. 한은은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라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도입 단가가 올랐고 승용차 등 소비재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수입도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13.2% 증가했다. 반도체(43.2%), 석유제품(38.1%), 화공품(26.2%) 수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선박(-67.9%), 가전제품(-8.9%) 수출은 감소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12.7% 늘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도입 단가가 34.6%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이 18.9% 증가했다. 승용차(27.8%)를 중심으로 소비재 수입이 17.2% 증가했고, 자본재 수입 역시 2.4%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증가했지만 여행수지가 여전히 부진했고, 가공서비스수지가 악화된 결과다. 5월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달러 적자였는데, 이는 전달(19억8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

여행수지는 13억3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2월(14억달러 적자) 이후 3개월 만에 적자폭이 다시 커졌다. 한은은 “중국인,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여행수지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출국자수는 233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6.4% 증가했다. 입국자 수는 26.6% 증가했지만 그 규모가 123만명으로 출국자 수보다 적었다.

가공서비스수지는 6억달러 적자였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서 해외 임가공료 지급이 증가한 영향이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5월 68억6000만달러 순자산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외국인의 국내투자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결과다. 직접투자 부문에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63억달러 증가하는 사이 외국인 국내투자는 2억4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 부문에서도 내국인 해외투자(34억2000만달러) 증가 폭이 외국인 국내투자(30억1000만달러)보다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