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홍콩 증시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가 상장한다. 올 초만 해도 샤오미는 상장만 하면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약 111조8300억원)를 넘을, 최고의 기업공개(IPO) 기대어로 꼽혔다. 하지만 정작 상장을 목전에 둔 현재, 샤오미는 시총이 540억달러(약 60조3800억원) 수준으로 기대치가 쪼그라들었다. 샤오미의 공모가는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가 제시했던 희망 가격대(17∼22홍콩달러) 중 가장 낮은 17홍콩달러로 정해졌다.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

샤오미에 대한 평가가 절하된 데에는 예상을 밑도는 실적이 있다. 샤오미는 작년에 매출 1000억위안(약 16조6740억원)과 영업이익 76억위안(약 1조26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1분기 매출 340억위안(약 5조6600억원), 영업손실 70억위안(약 1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공기청정기·TV 등 제품군(群) 대부분이 저가라서 수익성이 낮은 샤오미의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게다가 주로 마케팅에 의존해온 샤오미가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대목도 평가절하의 한 이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계획이 무산된 것도 공모가 하락의 원인"이라며 "샤오미의 IPO는 예상보다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