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국토부 출신이 공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사장과 부사장 자리를 모두 꿰차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국토부가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로 재직했을 당시 항공 분야 총괄 책임자였던 서 전 실장에게 '혐의 없음' 결론을 내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5일 항공업계와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성일환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자진 사퇴하면서 한국공항공사의 사장 자리는 3개월째 공석 상태다. 한국공항공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후보 5명을 추린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통보했다. 현재 서훈택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공운위가 최종 후보자를 정하면 한국공항공사 주주총회와 대통령 임명을 거쳐 사장 선임이 마무리된다.

서 전 실장은 행시 32회로 2002년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 수송물류정책과 서기관, 2008년 물류정책과장, 2013년 항공정책관, 종합교통정책관, 2015~2017년 항공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서 전 실장 사장 임명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월 김명운 전 국토부 대전국토관리청장이 부사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사장까지 국토부 출신이 차지하면 '낙하산 기관'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공사 사장에 국토부 출신이 내려가면 부사장은 내부 승진 인사가 맡는 등 나름 균형 인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서 전 실장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 국적 상태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서 전 실장은 2013년 국토부 항공정책관, 2015~2017년 항공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진에어의 항공기.

이에 대해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서 전 실장은 2016년 2월 진에어 대표자 변경 당시 항공실장으로 재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담당 공무원들을 조사한 결과 국장급까지는 보고가 올라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면허 변경은 결재라인이 실장선까지 올라가지 않아 서 전 실장에게 별다른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내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신규 면허 발급의 경우 위임전결 규정상 차관이 최종 결재자이지만 단순 대표자 변경 신청은 과장이 결재자라 그 윗선인 국장이나 실장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2016년 2월 진에어 면허변경 건에 대해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불법 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당시 담당과장과 사무관, 주무관 등 현직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