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중국 화웨이 장비 논란 때문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최종 선정을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늦추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5G 상용화 일정에 맞춰 원래 7월 말~8월 초 장비 선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과 보안 우려가 맞물려 최종 선정 작업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유플러스는 가성비가 뛰어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중국 장비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뤄냈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공식 발표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의 LTE(4세대 이동통신) 통신망에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망 안정성 차원에서 화웨이 5G 장비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통신망에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과 화웨이 장비를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화웨이 장비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LTE 장비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미군 시설 주변은 제외)에 설치돼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스 등 다른 장비업체들이 화웨이와 비슷한 가격대에 장비를 출시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까지만 통신 장비를 최종 선정하면 연말부터 5G망(網) 구축을 시작해 내년 3월 5G 상용화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그동안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았던 만큼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화웨이 장비가 다른 회사보다 30~40% 저렴하고 기술력도 앞서 있지만 삼성전자 등 다른 업체들도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