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의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가 공급과잉에 빠지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비용 증가가 겹치며 2분기 적자가 더 악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이 8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2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034220)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분기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는데, 2분기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산업단지 전경.

전문가들은 LCD TV 패널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손실이 더 불어날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4월과 5월 LCD TV 패널 가격 평균 하락률은 각각 3.6%, 5.9%에 이른다. IHS마킷은 올해 5월 248달러였던 65인치 LCD TV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이 내년 5월 186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10.5세대 라인에서 제품 출하가 시작될 전망”이라며 “경쟁 업체들이 고객사 선점을 위해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면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공급 확대로 지난 6월부터 LCD TV 패널 가격이 현금 원가(cash cost)를 밑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연간 예상 영업손실 규모는 8220억원에 이른다.

OLED 부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LCD 증설에 대응하려면 OLED가 유일한 대안이지만, 연구개발비·감가상각비 증가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TV 세트 고객사의 OLED 진영 합류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부문은 비용 증가로 인해 적어도 2~3년간 적자가 예상된다”며 “LG디스플레이의 감가상각비는 올해 3조6000억원에서 내년 4조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 속도를 끌어 올려 위기를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파주에 건설 중인 10.5세대 공장(P10)엔 LCD를 건너뛰고 OLED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최근 파주 공장 OLED 직행을 결정했다”며 “광저우 OLED 공장 건설 추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