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무슨 소리냐, 대출 증가세 안 보이느냐?"고 하는 독자가 많겠지만, 사실 각국 증시의 우량주만 놓고 보면 이는 사실이다. 빚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무의미한 수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들은 특히 그렇다. 무차입 경영 시대다.

예전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공장을 짓고, 더 많이 팔아 빚을 갚고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산업 구조였다.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예상치를 뽑아내는 것도 지금과 비교하면 어렵지 않았다. 공장 규모와 가동률, 판매량 정도만 확인하면 되니까.

하지만 지금은 재투자가 필요 없는 시대다. 한번 터지면 끝없이 터진다. 무척 잘 될 때는 파는 사람이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라, 원가 개념은 더 무의미해졌다. 10년 전에는 엔터테인먼트나 인터넷만 그런 것 같았는데, 지금은 업종 간 장벽이 허물어지며 어느 업종에서든 이런 기업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요식업만 해도 그렇다. 중국집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에는 매장 크기와 배달원을 돌릴 수 있는 규모로만 주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배달 주문이 몰리면 O2O 열풍으로 많이 생긴 외부 배달사 소속 직원에게 배달을 맡긴다.)

조선DB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미국 우량주들은 빚을 내지 않기 때문에 증시와는 큰 상관이 없다. 과거와 달리 금리가 직접 증시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금리와 증시는 따로 놀 것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라는 진단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 또한 결국 '일시적'일 뿐이다. 금리 급등으로 부실 가계가 영향을 받고,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먹이사슬의 최상단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만 얻어터지고 미국은 괜찮은 것 같았지만 이 또한 결국 '6월 초 버전'이다. 6월 말부터는 '미국 증시도 이제 하락 전환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영향을 전혀 안 받는 것은 불가능했던 셈이다.

미국은 재정을 펑펑 쏟아부으면서, 그러면서도 과열이 염려된다면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아궁이에 장작을 계속 넣으면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표현)

우리 증시는 상반기는 그럭저럭 버텨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상반기 내내 우리는 한미 금리 역전의 '맛'만 봤을 뿐이다. 하반기는 역전 폭이 더 넓어질 수 있고, 정말로 미국 증시마저 하락 전환한 것이라면 우리나라 증시는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피곤한 선물마저 주어졌다. 일단 이번주(6일)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 이슈가 있어 미·중 무역전쟁이 가깝게 다가올 텐데, 금리 인상 우려감도 꾸준히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당분간은 긴장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