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5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고동진 대표이사 주재로 스마트폰(IM) 사업 분야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이 회의에 한국 본사는 물론 해외 법인의 스마트폰 담당 주요 임원들이 한데 모여 반기(半期) 전략을 세운다. 이날 회의에서는 애플과 중국폰에 맞서 오는 8월 조기 출시하는 '갤럭시노트9'의 판매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노트는 대화면을 선호하는 미국·중국·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판매 부진,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 스마트폰의 거센 추격, 1% 안팎에서 움직이지 않는 중국 시장 점유율 등 잇단 악재로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15조원 안팎으로 일제히 낮췄고,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8월 조기 등판하는 갤럭시노트9이 실적 부진을 만회할 구원 투수인 셈이다.
◇삼성전자, 2주 앞당겨 갤럭시노트9 공개
삼성전자는 오는 8월 9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를 갖고 8월 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작년 갤럭시노트8 공개 일정에 비해 2주 정도 빠른 것이다. 오는 9월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에 앞서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갤럭시노트9은 전작(前作)과 외관은 비슷하지만 필기구인 S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 등의 기능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용량 저장 공간을 선호하는 중국·한국 사용자를 위해 노트북PC 수준인 512기가바이트(GB)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화면에 지문을 갖다 대면 잠금이 해제되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 인식' 기능은 탑재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결국 빠졌다.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문의 인식률이 낮아 아직 양산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10 개발을 위한 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맞아 내놓는 갤럭시S10의 혁신에 총력을 다하자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도 갤럭시S10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20일 트위터에는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사진이 올라왔다. 제품 출시를 9개월 앞두고 사진이 올라온 것은 이례적이다. 한 스마트폰 전문 블로거가 올린 제품 사진은 앞면 전체를 화면으로 채운 모습이다. 전면 카메라부터 센서, 스피커가 모두 사라졌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갤럭시노트9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갤럭시S10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화면 비중을 늘리고 지문 센서를 화면에 탑재하겠다는 방향은 맞는다"고 밝혔다.
◇신기술 선수 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하지만 중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오포, 비보는 최근 2주 새 미래 기술이 대거 탑재된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12일 비보가 선보인 '넥스(NEX)'와 19일 오포가 내놓은 '파인드X'다. 두 제품은 스마트폰 화면 비중을 각각 90% 이상으로 대폭 높여 앞면이 화면으로 꽉 찬 듯한 느낌을 준다. 오포는 "세계 최초의 파노라마 스마트폰"이라며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80%대 중반의 화면 비중을 구현한 상태다.
오포와 비보는 테두리 없이 화면을 크게 키우면서 카메라와 센서, 스피커의 위치를 옮겼고 이에 따른 사용자 경험(UX)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셀카를 찍을 때 비보는 스마트폰 윗면에서 카메라가 슬며시 나타나고, 오포는 카메라와 각종 적외선 센서까지 한꺼번에 밀려 올라왔다 내려가는 방식을 적용했다. 비보는 화면 내장형 지문 인식 기능은 물론 스피커 대신 화면이 진동하면서 소리를 전달하는 신기술까지 탑재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도 오는 11월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면서 다양한 업체들과 '폴더블폰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삼성은 "세계 최초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완벽한 품질과 사용성이 검증되는 내년 초쯤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옥현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自國) 시장에서 검증받은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한발 앞선 기술 혁신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