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다음달 3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해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경총은 송 부회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자진사퇴를 권고했지만, 송 부회장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경총은 다음 달 3일 40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송 부회장 해임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과반의 회원사가 참석하고 참석 회원사의 과반이 찬성하면 해임안이 통과된다. 경총 관계자는 "회원사 투표 전에 송 부회장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입장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4월 26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한 손경식(오른쪽) 경총 회장과 송영중 부회장.

송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총 내부 갈등은 5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경총은 5월 22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문제를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노동계 주장에 동조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여야는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를 포함하기로 합의한 상태였고, 노동계는 산입범위를 넓히는 안에 반대하고 있었다. 경총은 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인데,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에 반대하니 노동계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당시 결정은 송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논란이 일자 하루 뒤 "국회 논의 과정을 존중하겠다"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송 부회장은 "(당시 국회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기엔 기업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위로 넘기자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부회장은 이후 약 일주일간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재택근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손경식 경총 회장과 상의 없이 임원 인사를 시도해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송 부회장은 내부 임직원과도 갈등을 빚었다. 그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직원들은 처음부터 나를 흔들었다. 흔든 게 아니라 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총 직원들은 송 부회장이 명확하게 의사 결정을 못하고 조직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같이 일하기가 어려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총은 내부 갈등이 커지자 지난달 11일 송 부회장의 업무를 배제하고 자진 사퇴를 권했다. 그러나 송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손 회장이 지시한)직무정지가 법률적 효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 거취는 회장단 회의에서 소명하겠다"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송 부회장이 반발하자 경총은 지난달 12일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한 경총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더 이상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송영중 상임 부회장의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있었는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경총 회장단은 6월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회의를 갖고 송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회장단은 송 부회장을 해임하기보다는 스스로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며 매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경총회관으로 출근해 '출근시위'를 하고 있다. 업무가 배제된 송 부회장은 현재 출근해서 1시간가량 회사에 머물다가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이 자진사퇴를 끝까지 거부하면서 경총은 다음달 임시총회를 열고 결국 해임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송 부회장은 스스로 사퇴하지는 않겠지만, 회원사들이 해임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이날 임시총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되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송 부회장이 임시총회에서 해임되면 경총 상임부회장으로서 역대 최단 기간 재임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전망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6일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