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대규모 노선감축 및 임금 감소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
7월 1일부터 버스 운전자 최소한 2200명 부족...업계 "실질적 대책 필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부터 적용되는 근로기준법(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노선버스 운행 축소나 노선 폐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 기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등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금 인상이나 정부·지자체 차원의 확실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버스 운행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버스 업계의 입장이다.

서울 명동에 광역버스들이 줄을 지어 정차해 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김현미 장관이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오는 22일 주재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선버스의 운행 축소를 방지하기 위한 현장 관리 강화를 주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김 장관은 "이를 위해 노선버스의 현 운송수준을 유지하면서, 각 지자체가 임금보전 등 운수종사자의 근로여건 개선, 운수종사자 채용 강화, 버스 안전관리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스 업종은 지금까지 노사 합의로 근로 시간을 사실상 자유롭게 정하는 '특례 업종'이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올 7월부터 주 68시간, 내년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인력난으로 인해 버스 노선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현행 버스 노선 숫자나 운행 횟수를 줄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 업체가 현재 운행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사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려면 버스 기사 인력을 더 늘리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근로기준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행 횟수 축소나 이용 빈도가 적은 노선의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주 68시간 근무가 적용될 경우 현 운행 노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해 7월부터는 8000명, 내년 7월엔 1만5000~2만명가량의 버스 기사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국토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올해 2월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추가 확보된 버스 기사는 전국적으로 95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지방 버스 기사 인력난은 더 열악하다. 올해 2월 이후 채용된 버스 기사(약950명) 중 대부분은 서울(350여명)과 경기도(300여명) 등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 버스 기사 인력망은 가중되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북도에는 농어촌버스와 시외버스 노선이 많은데, 이들 노선은 배차 간격만 3~4시간에 달해 주 68시간 이상 근무가 불가피하다. 임금보전도 쉽지 않고 지방에서 일할 인력도 부족해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탄력근로제 적용도 쉽지 않다.

조선일보DB

버스 운전자 인력난은 고스란히 기존 버스 운전자의 과로로 이어질 수 있다. 특례 업종에서 버스 업종을 제외한 취지는 현 버스 운전자들의 격무를 감소를 통한 시민 안전 강화였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재직자들의 근로 강도를 높아져 시민 안전에도 위협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경상북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시외버스 37개 노선이 줄어든다. 단축 9곳을 비롯해 휴지 2곳, 폐지 2곳, 감회 24곳이다. 경북 버스 업체들은 지난달 경북도에 전체 429개 노선 중 33.8%에 해당하는 145개 노선 조정을 신청한 바 있지만, 협의 끝에 37곳만 조정하기로 했다.

한 지방 버스업체 관계자는 "지난 20일 정부가 7월부터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을 어기더라도 처벌을 6개월 유예한다고 발표해 버스 업체들이 당장 과태료 처분을 피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스러운 일이다"며 "버스 운행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요금 인상이나 정부·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근본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현미 장관은 "연말까지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버스 운전자 근로조건 개선 및 버스 안전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책 수립 과정에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참여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