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세계 5위 철강 회사인 포스코를 이끌 차기 회장의 윤곽이 곧 드러날 예정인 가운데, 회장 선임 방식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1차적으로 심사하는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은 회장 후보군의 이름과 후보 선정 이유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승계카운슬이 밀실에서 회장 후보 선임에 영향력을 미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5명의 포스코 사외이사(김주현·이명우·박병원·김신배·정문기)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은 20일 회의를 열고 5명 안팎의 최종 면접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승계카운슬은 이달 14일 열린 회의에서 11명의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4월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승계카운슬이 이날 압축된 회장 후보 명단을 CEO 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하면, 추천위는 22일 전후로 심층 면접을 진행해 한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추천위가 고른 회장 후보를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적으로 차기 회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승계카운슬은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핵심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추진역량을 가진 사람을 회장 후보로 뽑겠다는 방침이다. 또 불필요한 외압 가능성, 후보간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일뿐 일체의 의혹과 외압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포스코 바로세우기 시민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중앙지검에 포스코 경영권 승계 절차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용래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은 "포스코 마피아(포피아)가 내부 비리를 덮기 위해 포스코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을 회장을 내세우고 있다"며 "포피아가 선임한 사외이사가 경영권 승계카운슬을 만들어 밀실 인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들은 승계카운슬 멤버 구성과 과정 등이 공정하지 못하고, 특정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하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후보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과 '포스코 바로세우기'는 회장 후보로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조석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정철길 전 SK C&C 대표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들은 앞으로 변화가 없을 경우 포스코 사외이사 뿐 아니라 회장 후보에 대해서도 비리를 공개하고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박광온 의원도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코 미래 50년을 위한 3차 긴급좌담회'를 공동 주최했다. 좌담회에서는 포스코 경영 정상화 과제와 투명한 CEO 선출 방안, 대주주 국민연금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국민기업 포스코의 CEO 리스크 해소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정휘 바름정의경제정의연구소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최요한 경제평론가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권 의원은 "국민기업 포스코 CEO 선출은 정부와 정치권이나 포스코 내부 소수가 가진 사적 권력이 아니다"라며 "이번 좌담회를 통해 절차적 투명성이 마련되고, 대주주 국민연금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