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이에 따른 신흥국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 상승이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을 대표하는 브라질·중국·인도 등 3개국 기업 회사채의 25%가량은 이미 높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에 놓여 있다. 맥킨지는 향후 금리가 2%포인트 더 오를 경우, 브라질·중국·인도의 디폴트 위험 회사채가 최대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전 룬드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 파트너는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리면서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위험이 급증하면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내 0.5%포인트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금리 인상 신호도 회사채 등의 시장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맥킨지는 "급격한 시장금리 인상은 무더기 회사채 발행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부실 기업들의 위기를 크게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 위기 이후,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크게 늘려왔다.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금융 부문 회사채 발행액은 2007년 8000억달러에서 작년 2조달러로 10년 사이 2.5배 증가했다. 회사채를 포함한 기업 부채는 대부분 신흥국에서 늘었다. 2007년 이후 세계 기업 부채 증가액의 34%(9조9000억달러)는 선진국, 나머지 66%(19조2000억달러)는 신흥국이 차지한다.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부채 증가액(15조달러)이 압도적으로 크다. 신흥국 부실 기업 증가로 고금리 회사채 규모는 지난 10년간 4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