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고미랩스는 이달 말부터 강아지용 장난감 '고미볼'을 판매한다. 고미볼은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공 로봇이다. 성인 손바닥 크기의 이 공은 인공지능 딥러닝(심층학습)을 통해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분석한 다음 반려견이 접근하면 그에 맞춰 자동으로 굴러간다. 주인은 스마트폰 앱으로 반려견의 활동량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인수 고미랩스 대표는 "이 공은 동물의 사냥 본능을 자극하는 첨단 IT 기기"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반려동물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나 노인 가구들이 크게 늘면서 '펫테크(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를 합친 말)'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집에 반려동물을 두고 나왔더라도 IoT를 통해 사료를 주고 건강도 체크하며 심지어 놀아줄 수도 있는 제품들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현재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들을 위한 해외 유명 펫테크 제품 구매 사이트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주인 없어도 잘 놀고, 잘 먹게 하는 기기들

벤처기업 아이오텍은 지난 4월 스마트 자동 급식기 '펫맘'을 출시했다. 이 기기는 미리 설정한 시간에 맞춰 반려동물에게 정량의 사료를 준다. 급식기 속에 전자저울이 내장돼 있어 반려동물의 영양 상태에 따라 그램(g)단위로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실제 먹은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텍은 지난달에는 식수를 공급하는 '펫맘 홈런 정수기'도 내놓았다.

영국 펫테크 기업 슈어피드는 지난해 말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뚜껑이 열리고 닫히는 사료 그릇을 출시했다. 개·고양이가 접근하면 뚜껑의 동작 센서가 감지해 뚜껑을 열고, 멀어지면 닫히는 식이다. 사료를 먹을 때만 뚜껑이 열리기 때문에 외부 오염을 줄이고,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슈어피드는 주택이 많은 미국·유럽에서는 반려동물을 인식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소형 출입문도 판매하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 퍼보는 지난해 12월 인공지능이 탑재된 강아지용 카메라를 출시했다. 고화질(HD) 영상으로 집 안에 있는 반려견의 모습을 실시간 모니터할 수 있고, 스피커를 통해 외부에서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반려동물 분실을 막는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오팝은 지난 4월 '블루투스형 LED 펫밴드'를 출시했다.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 적용된 목걸이를 한 반려동물이 스마트폰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으로 멀어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뜬다. 바인테크도 지난해 말 블루투스를 사용한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건강 체크하는 헬스케어 의료기기도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도 활발하다. 일본 전자기업 샤프는 다음 달 30일부터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한 고양이 화장실 '펫케어 모니터'를 판매한다. 고양이의 소변 양과 횟수, 체중을 기록해 클라우드(가상 서버)에 저장하고 스마트폰에 분석 정보를 전달한다. 샤프는 올해 내에 반려견의 심박 수와 호흡량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의료기기도 내놓을 예정이다.

펫테크 벤처기업 핏펫은 지난 2월 소변검사 키트 '어헤드'를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소변검사지를 촬영해 실시간으로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 당뇨병, 요로결석 등 10가지 질병의 초기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기업 웨그잇은 올해 초 반려견을 위한 스마트 목줄을 출시했다. 일반 목줄과 비슷한 형태의 이 기기를 개의 목에 채우면 체온, 수면 패턴, 영양 상태 등 각종 데이터를 매일 수집한다. 반려견이 미리 설정해둔 활동 범위를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고, 스마트폰 지도 앱으로 반려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