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시험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스마트폰에서 PC MMORPG의 느낌을 어디까지 살릴 수 있나 도전한 거죠.”

12일 서울 강남구 패스파인더에이트 사무실에서 만난 채기병 패스파인더에이트 이사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카이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채 이사는 이날 카이저 서버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등장했다. 그는 현재 카이저 총괄 PD를 맡고 있다.

카이저는 채 PD를 중심으로 패스파인더에이트가 3년에 걸쳐 7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이다. 지난 4일 사전오픈에 이어 7일 정식 출시된 카이저는 정식 출시 3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위로 올라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채기병 패스파인더에이트 이사는 카이저를 스마트폰의 한계에 도전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채 PD는 카이저의 초반 흥행으로 걱정을 덜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게임 출시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고 매출과 관련해서는 생각도 안 해봤다”면서도 “하지만 초반부터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보이고 게임을 즐기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채 PD는 패스파인더에이트에 2015년 합류하기 전까지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의 총괄PD를 역임했다. 그는 모바일에서도 PC 온라인 MMORPG를 구현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패스파인더에이트에 합류했다. 채 PD는 “패스파인더에이트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MMORPG를 만들자는 뜻에서 설립됐다”라며 “진정한 MMORPG를 PC 환경에서 벗어나 모바일에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이저 개발과 관련해 “MMORPG에서 ‘역할수행(RPG)’보다는 ‘다중접속(MMO)’에 중점을 두고 게임 구상을 시작했다”며 “진정한 MMORPG는 게임 유저들이 서로 부딪히고 소통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 처음부터 오픈필드를 염두에 두고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카이저의 생태계를 먼저 정립하고 스토리와 그래픽 등을 입혀 나갔다는 설명이다.

채 PD는 게임 출시 이후 스마트폰 발열과 게임 중 화면 끊김 현상(lag) 발생, 그래픽 질 저하와 관련한 유저들의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아직까지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는 “모바일에서 PC 환경과 같은 MMORPG를 구현한다는 것이 스마트폰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과 같았다”라며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하드웨어 성능이 높은 신규 스마트폰이 나오게 되면 구현하려고 했던 성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도록 기술적으로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채 PD는 모바일 기기에서도 PC에서와 같은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상황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콘텐츠와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첫 시도가 공개된 지 아직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라며 “카이저라는 하나의 새로운 세상에서 유저들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진정한 MMORPG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데이트에 계속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저들이 카이저를 모바일에서의 새로운 MMORPG의 시도로 인식해주고 즐겨주면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