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 어떻게 진전될지가 변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채권 매입을 통한 시중 돈 풀기) 축소를 시사했기 때문에 이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떤 영향을 줄지 (보고 있다)"며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어떻게 진전될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지난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1.50%)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포인트로 확대됐다. 시장 참여자들이 더 주목한 것은 미 연준이 앞으로 얼마나 더 기준금리를 올리느냐였는데, 미 연준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 연준 위원들의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 ·연준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에 나타났는데, 이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4회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3회보다 한 차례 늘어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올해 미 연준이 총 3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타난 미 연준의 태도를 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아니어서 막상 시장 반응은 차분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발표 이후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1%포인트 상승했고, 달러는 오히려 유로화와 엔화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 차례 더 높아졌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자본 유출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워낙 많아 금리 한두번 인상이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경제 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계심을 갖고 보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맞물려 ECB도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신흥국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 자금 이동, 국제 투자자의 위험 선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어떻게 진전될지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