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김형(62) 신임 사장을 맞아 11일 새롭게 출범했다. 산적한 현안이 차고 넘치는 가운데 이날 취임한 김 사장의 첫 행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에 방점이 찍혔다.

해외 사업 신뢰 회복과 매각 절차 재개 등 대우건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업계는 '자격 논란'을 딛고 사장에 오른 그가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형 건설사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김형 사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에서 취임식을 한다. 앞서 8일 대우건설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형 사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노조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지만, 큰 마찰 없이 진행됐다.

김형 대우건설 신임 사장이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김 사장은 취임식에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찰 및 수행 전 단계에 걸친 리스크 관리 강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구매, 수행 프로세스 개선 등의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추가 수익성 개선 요소는 없는지 직접 재점검하겠다"며 "해외사업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사를 선택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품질 중심의 원가 시스템 구축,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사업수행 투명성 강화 등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스타레이크 사업처럼 기획 제안형 투자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타 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플랫폼을 개발하며, 대우건설의 고유한 콘텐츠를 완성하겠다고도 밝혔다.

그의 첫 공식 업무는 조직개편. 스마트건설팀을 만들고, 전략기획본부 안에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했다. 당장 새로운 사업분야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앞으로의 먹을거리를 새로운 시장에서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마트건설팀의 경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조직이며, 북방사업지원팀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비한 조직이다.

김 사장은 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김창환 주택건축사업본부장(전무)을 임명하고, 신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에 감사실장이었던 조성진 전무를 발탁했다. 김창환 전무는 대우건설 내부 인사로,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 중 한 명이었다.

그가 CFO로 발탁된 건 건설사의 재무관리 역량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김 전무의 경험과 역량을 기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전무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경영진단실 실장과 리스크관리(RM)실장 등을 지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시절 토목사업본부와 시빌(토목)사업부, 글로벌인프라본부 등을 주로 담당해 재무 관련 사업부 경험이 없는 김형 사장을 김 전무가 보좌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 사장이 헤쳐나가야 할 길은 멀다.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사업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 과제로 꼽힌다. 올해 2월 모로코에서 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호반건설 인수가 무산되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북 경협 기대로 주요 건설사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오르는 데도 대우건설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연초 6000원대였던 주가는 여전히 6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해외사업에서 돌발 변수가 없다면 올해 대우건설은 6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은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의 실적이 계속 지속된다면 몸값도 충분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애초 대우건설 매각가는 호반건설 인수 추진 당시 2조원대까지 예상됐지만, 1조6000억원대(주당 7700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주택사업이 매출액의 60%에 이를 만큼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도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

회사 내부에선 무엇보다 조직 분위기와 사람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이 대우건설 출신이 아닌 만큼 '국내외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업부마다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이른 시일 안에 파악해야 조직 정비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장 국내외 사업장과 조직 구성원을 파악하는 데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사업 개편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