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동차‧조선‧기계 등 수요 산업의 수출 증가로 12년 연속 1인당 철강 소비량 1위를 기록했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은 국가별 철강 산업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쓰인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WSA) 조사 결과 2017년 한국의 1인당 철강 소비량(Apparent Steel Use per Capita)은 1106.3㎏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전체 국가 중 1위다. 한국은 2006년부터 최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위를 차지한 대만(747.1㎏)보다도 359.1㎏이 많다. 주요 철강 소비국인 중국(522.8㎏), 독일(508.5㎏), 일본(505.5㎏)의 두 배 규모다. 북한의 1인당 철강 소비량은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평균은 214.5㎏이다.
한국의 1인당 철강 소비량은 경제‧산업 발전과 함께 증가했다. 1970년 51㎏, 1980년 141㎏, 1990년 501㎏, 2000년 805㎏, 2010년 1122㎏로 빠르게 늘었다. 한국은 2008년 1258㎏ 정점을 찍었다가 하향 정체상태지만, 줄곧 1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이 1000㎏를 넘었던 곳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정도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이 월등하게 많은 이유는 인구 대비 자동차‧조선‧기계‧가전 등 철강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주요 철강 수요 산업의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철강 소비량도 함께 늘었다. WSA에 따르면 한국 철강재 간접수출량은 1인당 500㎏ 수준으로 소비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한국 내 철강 소비가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철강 소비량도 7~8년째 정체된 상태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선진 철강국가 사례 분석 결과 1인당 소득 2만달러인 시점에서 1인당 철강 소비가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철강 소비량이 1960~70년대에 이미 정점을 지나면서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자동차, 조선, 건설, 기계 등 주력 사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언젠가는 국내 철강 공급과잉 문제가 재발될 수 있기 때문에 구조개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