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월간 상승률 갈수록 올라 아파트값 하락세와 대조
-경매서도 인기…1~5월 낙찰가율 86.9%로 작년 평균 앞질러
경남 통영시 도남동 일대 폐조선소 부지 인근에는 오래된 단독주택이 꽤 있는 편인데,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데, 매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된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도남동 A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원래 외부 투자자들이 관심을 크게 둘 만한 곳이 아니었는데, 도시재생 사업이 발표된 이후 조선소 인근을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 "돈이 급한 집주인이 아니면 계속 집을 들고 가려고 해 찾는 사람은 많아도 나오는 물건은 없다"고 말했다.
집값이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단독주택 강세가 두드러진다. 재건축 등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는 아파트와 달리 최근 도시재생이 탄력을 받으면서 단독주택 개발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 0.26% 상승해, 올해 들어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시장 침체 여파로 5월 전국 집값이 0.03% 떨어져 57개월만에 하락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전혀 딴판이다. 올해 단독주택은 △1월 0.18% △2월 0.21% △3월 0.21% △4월 0.24% △5월 0.26% 오르는 등 매달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오르고 있다. 수도권이 올해 들어 5월까지 1.32% 올랐고, 지방도 이에 못지 않은 1.04%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는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단독주택 만큼은 매달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도 활발해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전국에서 3만8349채가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건수인 3만7703채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단독주택 손바뀜이 활발하다고 했는데, 올해는 그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경매시장에서도 단독주택 인기는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전국 단독주택 평균 낙찰가율은 86.9%로, 지난해 전체 낙찰가율(85.1%)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낙찰가율은 90.5%로, 200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역대 최고치는 2016년 9월 91.2%다.
대구 수성구 토지면적 154㎡, 건물면적 194.4㎡의 단독주택은 지난 4월 첫 경매에 나왔는데 무려 104명이 몰리면서 감정가 3억1891만원보다 5억원 정도 높은 8억11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경북 울진군의 토지면적 93㎡, 건물면적 86.7㎡ 단독주택 역시 1월 첫 경매에서 55명이 응찰해 감정가(4428만원)의 두 배인 8800만원에 낙찰됐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가 아파트, 특히 재건축을 타깃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어 단독주택은 여파를 덜 받고 있다는 것이 한 이유다. 단독주택의 개발 활용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총 50조원이 투입되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그런 예다. 도시재생으로 일대 여건이 개선될 만한 곳에 있는 낡은 단독주택을 미리 사두면, 앞으로 허물고 새로 짓거나 상가주택 등으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어 개발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국에서 총 100곳 안팎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를 8월까지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시범사업지로 69곳을 선정했다.
꼭 도시재생이 아니더라도 서울 상수동이나 익선동 등 골목상권이 형성되거나 공원 조성 등 국지적으로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서도 단독주택 가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 매입 시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며, 주변 미래가치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발생한 용산 상가주택 붕괴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 지은지 30~40년이 넘은 오래된 주택은 구조안전성이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건물을 살 때는 신축 가능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이른바 '뜨는 곳'이라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보다 사업 수지분석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고 말했다.